'항암명가' AZ도 찜한 이중항체…에이비엘바이오가 주목받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10.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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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명가' AZ도 찜한 이중항체…에이비엘바이오가 주목받는 이유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와 이중항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ADC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Enhertu)의 성공으로 관련 기술 개발 열기가 가열되고 있다. 또 ADC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데다 향후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중항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와 엔허투 등을 보유해 '항암 명가'로 불리는 아스트라제네카가 ADC 포트폴리오에 이중항체를 접목하겠다고 언급해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최고 의료 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이자 항암제 개발 책임자(Oncology Chief Development Officer)인 크리스티안 마세시(Cristian Massacesi) 박사는 이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미국 바이오 전문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차세대 블록버스터를 개발하기 위해 이중항체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항체는 한 번에 두 항원을 동시에 타깃할 수 있어 높은 효능과 안전성, 편의성을 갖춘 항체다. 안전성이 뛰어나 다양한 약물과 병용 투여가 가능해 확장성도 높다. 장기 효능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반면 ADC는 강력한 효능을 자랑하지만 비교적 높은 독성으로 장기 효능 측면에선 우려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ADC에 이중항체를 접목한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이 같은 특징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이중항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얼라이드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이중항체 시장 규모는 2022년 55억달러(약 7조원)에서 연평균 34.8% 성장해 2032년 1094억달러(약 148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DC 시장은 2022년 72억달러(약 10조원)에서 연평균 17.5% 성장해 2032년 347억달러(약 47조원) 규모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ADC 시장 규모가 크지만 곧 이중항체가 역전할 것이란 분석이다.



에이비엘바이오 (25,200원 ▲600 +2.44%)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이중항체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2016년 설립 초기부터 이중항체에 집중해 항암제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ADC 기술을 도입해 이중항체 ADC 개발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글로벌 ADC 강자로 꼽히는 시나픽스로부터 ADC 관련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도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적인 이중항체 기술력에 시나픽스로부터 도입한 3세대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접목하면 강력한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ABL111'의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를 통해 이중항체 기술 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ABL111 임상 1상에서 중간 평가 대상인 17명 중 후속 임상에서 적용될 최적 용량인 12mg/kg을 투여한 환자군만 따로 분석할 경우 40%에 달하는 ORR(객관적 반응률)을 확인했다. 17명 중 확인된 부분관해(PR)는 4건, ORR은 24%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 'ABL503' 역시 임상 1상에서 1건의 완전관해(CR)와 3건의 부분관해를 확인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하는 이중항체는 암 항원이 발현된 종양미세환경에서만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기전을 가져 안전성이 높다"며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 세포만 공격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L111의 임상 중간 결과를 통해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가 임상적으로 안전성이 높고 항암 효능까지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스트라제네카의 계획과 에이비엘바이오의 항암제 개발 전략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에이비엘바이오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개발하고 있는 이중항체 항암제는 물론 이중항체 ADC에 대해서도 조속히 연구 성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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