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과 항공 모두 격변기를 맞고 있다. 해운의 경우 공급은 늘고 운임은 떨어지는 다운사이클에 접어들었지만 투자도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HMM이 코로나19 기간 황산화물 세정장치인 스크러블을 장착해 다른 글로벌 선사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긴 것처럼, 친환경 전환 없이는 이제는 경쟁 자체가 불가하다. 국제 표준에 따라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평균 선박 수명이 20년인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항공화물 산업 역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에 따라 반도체 등이 전략자원으로 떠오르면서다. 유럽과 미국은 독과점 형성 시 발생할 안보 리스크를 우려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경계 중이다. 항공업계에서도 화물사업은 "사실 국익을 위해 유지하는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 기간 막대한 수익을 냈지만, 평상시에는 손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부분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데, 매각 거부시 합병도 사실상 불발된다. 덩달아 이익을 내서 이자 갚기에 급급한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한국 국제선 화물량의 30% 가까이를 책임지는 항공사가 흔들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