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감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2023.9.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은행채 한도규제 이달부터 폐지"…은행채 막았더니 CD발행 급증 부작용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한도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행정지도 형태로 지난해 말부터 은행채 추가 발행을 사실상 막아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막아 놓으면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가 지난해처럼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조달 다양화 측면에서 발행한도 규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이후 은행채 발행 규모가 크지 않아 한도 규제를 폐지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채 발행한도가 막히자 은행들이 과거에는 조달 수단으로 선호하지 않았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CD 발행 규모는 2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1% 급증했다. 양도성예금증서는 만기가 1년 이상인 은행채와 달리 30일, 60일, 90일도 가능해 은행들이 단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CD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 금리와 연동한 파생상품과 외환시장 상품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한도를 폐지한 이후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채 쏠림현상으로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거나 은행채 금리에 연동한 대출금리가 오르는 등의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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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LCR(유동성 커버리지비율) 규제도 현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 비율을 뜻하는데 현재 95%를 적용 중이다. 당초 내년부터는 100%로 상향될 전망이었으나 은행의 수신경쟁을 막기 위해 조정 시점이 미뤄질 전망이다.
2금융권은 지난해 5% 이상의 고금리 수신경쟁이 벌어지면서 의도치 않게 뭉칫돈이 들어와 자금운용에 애를 먹었다. 일부 상호금융은 예치한 돈을 고객에게 반환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잉 유동성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는 목표 예치금 이상으로 수신이 들어올 경우 자동으로 차단되는 시스템을 금융회사가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말 고금리 수신경쟁 가능성에 대비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상반기에 필요 자금을 미리 조달하도록 독려해 왔다"며 "금융당국의 규제비율인 유동성비율 100%를 대부분 상회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처럼 무리하게 고금리 경쟁을 벌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