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보안업계 잇따른 IPO 흥행…상장 채비 서두르는 기업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3.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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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클·노르마 등 SW·보안기업, 9월 상장 노크
올해 SW·보안업종 다수가 공모가밴드 상회 호실적
시장 상황에 거품 우려 등 변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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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SW(소프트웨어) 및 보안업종 종목들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양호한 자금조달 실적을 거두면서 해당 업종 기업들의 증시 입성을 위한 노크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불거지며 시중 유동성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앞서 상장한 종목들의 주가 흐름이 우하향 흐름을 이어가는 만큼 SW·보안업종의 흥행 릴레이가 앞으로 지속될지 물음표가 붙는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양자보안 솔루션, AI(인공지능) 기반 IoT(사물인터넷) 통합 보안관제 솔루션 등 사업을 영위하는 노르마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달 14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앞서 같은 달 8일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을 만드는 유라클 비상장 (20,200원 0.00%)이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코스닥시장 상장예심을 청구했다.



앞서 8월에는 AI 기반 올인원 세금신고 온라인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비상장, 7월에는 3D(3차원) 의료영상 기반 에듀테크 기업 쓰리디메디비젼 비상장이 각각 상장예심을 신청했다. 이들 외에도 위성 영상·데이터 솔루션 기업 컨텍 비상장, 데이터마이닝 등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빅데이터 전문기업 비아이매트릭스 비상장 등이 이미 상장예심을 통과해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 절차를 본격화한 상태다.

이처럼 SW·보안 기업들의 증시 쇄도는 올해 IPO 시장에 먼저 선보였던 관련 업종 종목들이 성공적으로 자금조달에 성공한 영향이 크다. 올해 증시에 상장한 종목은 CRM(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오브젠 (13,790원 ▼550 -3.84%)을 비롯해 최근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시큐레터 (6,550원 ▼260 -3.82%)에 이르기까지 12곳에 이른다. 이들 종목은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 과정에서 약 2390억원을 조달했다.



이들 12개사 중 오브젠 (13,790원 ▼550 -3.84%), 토마토시스템 (8,470원 ▼110 -1.28%), 씨유박스 (5,800원 ▼130 -2.19%) 등 3개사를 제외한 9개사가 당초 제시한 공모가밴드의 상단 또는 상단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모가가 높으면 그만큼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는 의미인 만큼 기업에는 호재다.

특히 모바일 보안 솔루션 기업 시큐센 (2,730원 ▼20 -0.73%), 산업용 XR(가상현실) 솔루션 기업 버넥트 (6,530원 ▲150 +2.35%),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사 엠아이큐브솔루션 (12,510원 ▼180 -1.42%), 모빌리티 및 비(非)모빌리티용 4D 이미징 레이더 개발사 스마트레이더시스템 (12,310원 ▼710 -5.45%), 악성코드 탐지 보안 솔루션 개발사 시큐레터 (6,550원 ▼260 -3.82%) 등이 공모가밴드 상단 대비 13%에서 25% 더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SW·보안업계 잇따른 IPO 흥행…상장 채비 서두르는 기업들
SW·보안 기업들이 올해 IPO시장에서의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는 우선 공공·민간을 불문한 디지털전환 본격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SW업종 주요 기업들은 물론이고 그간 시장에서 소외돼 왔다는 평가를 받는 보안업종 주요 종목들이 주목을 받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재 시중금리는 수년전 코로나19 대확산 시기에 비해 현저히 높아 증시 유동성 상황이 우호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SW·보안 기업들의 공모규모가 대부분 300억원대 아래로,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관투자자들이 마음껏 응찰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SW·보안기업들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책정되는 효과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우호적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확언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최근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불거지며 8월말 2550선이던 코스피 지수가 9월말 2460선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역시 920선에서 840선으로 빠지는 등 부진한 흐름이다. 금리가 다시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증시에서의 자금조달 환경도 그만큼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상장한 종목들의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점도 신규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는 부담요인이 될 전망이다. 올해 상장한 12개 SW·보안업종 종목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종목은 6개로 절반에 불과하다. 상장 첫 날 종가 대비 현재까지 주가 상승률이 플러스(+)인 종목은 스마트레이더시스템 1곳 뿐이다. 상장 초반에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후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IPO를 노리는 후발 주자들에게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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