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폰이 개발한 스마트 윈도우/사진=디폰 홈페이지
그런데 스마트 윈도우는 업계의 기대와 달리 빠르게 상용화되지 않았다. 기술 완성도부터 품질 문제, 생산 비용까지 상용화에 걸림돌이 많았다. 수요도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10여년 전부터 많은 벤처·스타트업들이 개발에 도전해왔지만 아직까지 스마트 윈도우가 대중화되지 않은 이유다. 이에 스마트 윈도우 개발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한 VC들도 별다른 투자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술력·시장환경·파트너…차별점 확실"
권 상무는 "과거 스마트 윈도우들은 투과율 조절속도가 느리거나, 일부분이 뿌옇게 보이는 헤이즈(Haze)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는 등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며 "이를 극복한 것이 첫 번째 투자 이유"라고 말했다. 디폰은 현대차에서 분사한 사내벤처로, 창업자인 이성우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차 연구소 등을 거친 엔지니어다. 사내 연구진 역시 도레이, LG디스플레이, 솔브레인옵토스 등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출신들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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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3세대 스마트 윈도우로 불리는 'VPLC'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VPLC는 기존의 스마트 윈도우가 빛을 산란시켜 하얗게 창을 불투명하게 하는 것과 달리 편광된 빛을 제어해 검정색으로 창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제품이다. 디폰이 취득한 관련 특허만 15건에 달한다. 권 상무는 "VPLC는 자동차 틴팅(선팅)처럼 검정색이고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어 차량에 적용돼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두번째, 외부 시장의 변화도 디폰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진 이유다. 권 상무는 스마트 윈도우 산업의 생산 원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스마트 윈도우 기술이 고도화됐을 뿐 아니라 생산을 위한 필름 가공과 유리접합 등의 공정이 최적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시장 수요도 늘어났다.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다. 미국과 우리나라 등 각국 정부가 제로에너지 빌딩에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했고 건물용 스마트 윈도우 수요가 커지기 시작했다. 권 상무는 "정책적 부분까지 더해지면서 산업 자체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상용화 위한 파트너들 주주로"
디폰의 스마트 윈도우 샘플 /영상=디폰 유튜브 계정
생산과정에 도움을 주는 파트너는 KCC글라스 (40,650원 ▲50 +0.12%)와 KCC글라스의 협력업체인 동우화인켐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윈도우는 필름제작(전방공정), 필름에 기술을 적용(후방공정), 완성된 필름을 유리에 적용(접합공정) 등 3단계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동우화인켐과 KCC글라스는 모두 디폰의 투자자로 각각 필름제작과 유리 적용 과정을 지원한다. 권 상무는 "훌륭한 협력사들을 주주로 두다보니 제품의 품질 수준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판매과정도 다른 기업들보다 유리하다. 스마트 윈도우의 주사용처는 자동차와 건물인데 현대차 (241,500원 ▲4,500 +1.90%), 기아 (114,100원 ▲2,400 +2.15%)와 호반건설이 디폰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디폰은 지난 2년여간 현대차, 기아, 호반건설과 PoC(사업실증)도 진행했다. 향후 완성차의 옵션이나 신축 아파트의 주요 창 등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권 상무는 "달라진 시장환경 속에서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든든한 생산·판매 파트너들을 확보한 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며 "디폰이 VC업계의 스마트 윈도우에 대한 평가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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