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의 생명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심장 모양의 '하트(♡)'를 쓴다. 그만큼 심장처럼 생명과 직접 맞닿아 있는 장기도 없다. 특히, 심장질환 중 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심근경색'은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막히는 병으로 초기 사망률이 약 3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다. 치료 후 건강을 회복했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심근경색 발생 후 첫 1년은 재발위험이 매우 높은 시기다. 약 7~10%가 1년 이내 심근경색이 재발하는데, 이때 사망률이 첫 발생 시 사망률(30%)의 2~3배인 68~85%로 급증한다. 심근경색 경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배경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트리는 가장 유명한 약은 스타틴이다.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해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산량을 줄인다. 문제는 이런 스타틴을 최대 용량으로 써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5명 중 1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스웨덴에서 심근경색 환자 2만5466명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지질 강하 치료를 받은 환자의 82.9%가 치료 목표(LDL 콜레스테롤 55㎎/㎗ 미만,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대부분(85%)이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받았다.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군은 도달한 환자군에 비해 심근경색 발생 당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고, PCI(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나 CABG(관상동맥우회술) 등의 혈관 재관류 시술을 이미 경험한 환자가 많았다.
울산대병원 심장내과 박상우 교수는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첫 1년간 재발 및 사망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저치 대비 50% 이상 그리고 55㎎/㎗ 미만으로 신속히 낮춰야 한다"라며 "심근경색과 같은 초고위험 환자에서 만약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에볼로쿠맙 등 PCSK9 억제제의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가이드라인에서 관상동맥질환 등 죽상 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가 최대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사용해도 목표 LDL 콜레스테롤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PCSK9 억제제를 추가하도록 권고한다. 박상우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 생활 습관 관리뿐만 아니라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및 필요시 적절한 약물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LDL 콜레스테롤에 대한 약물 치료 방법은 심혈관질환 위험도 및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에 따라 먹는 약뿐만 아니라 효과가 더욱 강력한 피하 주사제 (2~4주에 1번 주사) 등 다양하다. 심근경색을 한번 경험한 부모를 둔 자녀라면, 부모의 LDL 콜레스테롤'이 55㎎/㎗ 미만으로 잘 관리되는지 꼭 확인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의료진과 상담을 진행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