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교사 또 극단 선택…아동학대 민원 3년간 시달려

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2023.09.0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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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교사 A씨의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사진=뉴스1지난 3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교사 A씨의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사진=뉴스1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해당 교사는 2019년 근무하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관련 민원이 3년여간 이어지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대전 유성경찰서와 초등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40대 여성교사 A씨는 지난 5일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병원에 옮겨진 A씨는 지난 7일 늦은 오후 끝내 숨을 거뒀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유성구 내 한 초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학부모들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일부 학생들이 교사 지시를 무시하고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행동을 제지하고 훈육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아동학대 혐의는 관계기관에서 1년간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관련 학부모들은 A씨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민원은 3년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노조에 "A씨가 2019년부터 이어진 아동학대 피소와 악성민원으로 인해 매우 힘들어했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유성구에 거주하던 A씨는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들과 생활반경이 겹처 일상에서 원하지 않게 마주치는 경우가 잦았다고 한다.

한편 최근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내에서 한 교사가, 이달 초에는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 고양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무너진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주최 측 추산 20만명의 교사들이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교권 회복 집회를 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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