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 2900이었다고? IT 버블 속 "그땐 그랬지"

이어 1999년 중순 상장한 새롬기술(현 솔본)이 상장 6개월만에 150배 올랐고 장미디어, 드림라인,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카카오 (49,700원 ▼800 -1.58%)에 합병), 네이버컴(현 NAVER (206,000원 ▼2,000 -0.96%)) 등의 주가가 줄줄이 급등했다. IT버블로 인해 다음, 네이버, 한게임, 엔씨소프트 (281,000원 ▲19,000 +7.25%) 등 걸출한 기업들이 배출되기도 했지만, 당시 인터넷이나 IT기업이 연상되는 이름만 달면 주가가 미친듯 급등하면서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한때 PER(주가수익비율) 9999배에 달했던 골드뱅크는 11년만인 2009년 상장 폐지됐다. 증시에 남아있는 솔본 (4,140원 ▲20 +0.49%)의 주가도 2000년 3월 최고가인 17만9889원(수정주가 기준)을 찍은후 현재는 4000원대까지 떨어져 회복이 요원하다. 덩달아 급등했던 코스닥 지수도 같은 시기 최고점인 2925.50을 찍은후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그해 말 520선까지 떨어졌다. 아직 1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진짜 원조는 '만리장성'에? 황우석이 이끈 줄기세포 열풍도

과학 테마주의 원조격을 찾는다면 2004년 황우석 테마주를 꼽을 수 있다.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사람 난자를 이용해 체세포를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밝히면서 관련주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대표 테마주는 홈캐스트 (3,070원 ▲275 +9.84%)다. 홈캐스트는 황우석 박사가 대표로 있는 바이오회사 '에이치바이온'이 최대주주여서 테마주에 꼽혔다. 황 교수가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홈캐스트의 주가는 10배 이상 치솟았다. 당시 주가 급등 배경에는 주가조작 세력이 있었고, 이들은 모두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홈캐스트의 주가는 한때 3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4000원대로 급락했다.
황우석 후배 격인 줄기세포 테마도 2011년 증시를 달궜다. 메디포스트 (8,070원 ▼10 -0.12%), 알앤엘바이오, 엔케이바이오, 젬백스앤카엘(현 젬백스 (13,330원 ▼10 -0.07%)), 이노셀(현 파미셀 (5,950원 ▼70 -1.16%)), 조아제약 (2,055원 ▲5 +0.24%), 오리엔트바이오 (598원 ▼11 -1.81%), 차바이오앤디오스텍(현 차바이오텍 (15,800원 ▼820 -4.93%)) 등이다. 이중 알앤엘바이오, 엔케이바이오는 상장폐지됐다.

2013년에는 3D프린터가 과학 테마주로 바통을 넘겨받았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 3D프린터를 언급한 것이 계기가 돼 TPC (3,320원 ▼45 -1.34%), 코렌텍 (10,460원 ▼130 -1.23%), 세중 (2,415원 ▲10 +0.42%), 신도리코 (33,300원 ▼50 -0.15%) 등이 급등했다. 이들 모두 2013년 최고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에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사물인터넷이 주목을 받으면서 에스넷 (4,570원 ▲70 +1.56%), 기가레인 (1,254원 ▼1 -0.08%), 유비쿼스 (16,060원 ▲40 +0.25%) 등이 주목받았고 그해 말에는 홀로그램주까지 가세해 지엠피, 한국큐빅 (2,895원 ▼105 -3.50%) 등이 급등했다.

테마주에 잘 올라타면 며칠만에 계좌 원금이 몇배로 불어나는 마법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에 한번 재미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쉽게 테마주에 중독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테마주 투자는 '폭탄 돌리기'와 같아서 급락할 때는 손실이 걷잡을수 없이 커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도 최근 테마주 난립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행위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잠깐만 수익보고 나오면 된다는 심리에 테마주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들이 많다"며 "기업가치와 본질적으로 관련이 없는 이슈로 급등했다면 결국 주가는 제 가치를 찾아 내려오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