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들이 멈춰서있다./로이터=뉴스1
비구이위안의 빚은 총 1조4300억위안(약 26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상환이자는 2250만달러지만 연말까지 내야 할 이자는 57억6000만달러(약 7조6600억원)다. 비구이위안의 올 상반기 순손실은 550억위안(약 10조원)으로 예상된다. 모두 국내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와 흐름이며, 이자를 갚을 능력은 없어 보인다.
크리스티 헝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비구이위안은 헝다보다 네 배나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기업"이라며 "만약 디폴트에 이른다면 중국 부동산 시장에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디폴트를 맞은 헝다그룹./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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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내수시장의 핵이다. 내수-수출과 함께 중국 경제의 3대 축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시진핑 행정부는 2020년 이른바 부동산 3대 레드라인 규제(△부채비율 70% 초과 금지 △시총 대비 부채비율 100% 미만 의무화 △단기차입금 대비 보유현금 1배 이상)를 도입했다. 집값을 잡고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지만 결론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차갑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헝다로부터 시작된 디폴트 릴레이의 시작에 이 3대 레드라인 규제가 있다고 본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외려 부진이 심화한 데다 정책에 대한 불신이 오히려 소비나 투자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주택 판매액은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3.1%나 줄었다. 또 중국지수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5월 1~3주 중국 50개 중점도시 신규 주택거래면적은 4월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줄었다. 연초 반짝 수요가 살아나는 듯했으나 전반적 구매심리가 워낙 크게 위축돼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거라는 전망이 나오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정도로 추정된다. 한국이나 일본의 비중이 20% 안팎인데 비하면 경제의 부동산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가뜩이나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부동산 위축은 전체 성장동력에 심각한 마이너스 요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현 상황에 대해 "1980년대 부동산 거품이 터진 이후 일본 상황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