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거부한 최태원 회장 "잘 낫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08.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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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총]

편집자주 [편집자주]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한주의 현장 활동을 '총'정리하고, 그들의 행보('총총'걸음)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점검하는 코너입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2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2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 후문 쪽에서 자신의 차량에서 내리면서 목발을 건네는 수행비서의 손을 마다했다. 목발 없이 걷겠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지난 현충일(6월 6일)에 테니스를 치다가 왼쪽 다리의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깁스를 한 두달 동안 그는 목발에 의지해 걸었다. 이제는 조금은 불편해보이지만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회복된 듯했다. 스스로 걸으면서 부상 부위의 근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도 보였다.



최 회장에게 "다리는 좀 어떠냐"고 물었더니 "잘 나아가고 있다"며 다가와 악수를 청하더니 바쁜 걸음을 재촉해 20층 상의 회장실로 향했다. 그는 깁스를 한 왼발을 조심스럽게 땅에 디디면서 예전 목발을 짚을 때보다는 빠르게 걸었다.

목발 없이 총총걸음을 하는 모습에서 현재 그의 눈앞에 산재한 현안의 시급성을 엿볼 수 있었다.



최 회장은 현재 3개의 모자를 쓰고 있다.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회 위원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SK 그룹 회장이 그것이다. 이 세가지 역할 어느 하나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최 회장의 현실이다.

부산엑스포 유치는 그가 여름 휴가를 반납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인데 의지와는 별개로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지는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데 있지만, 승패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부산엑스포 유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한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 조승환 해수부 장관(왼쪽),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오른쪽)이 9일 오후 남대문 상의 회관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 조승환 해수부 장관(왼쪽),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오른쪽)이 9일 오후 남대문 상의 회관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회장실로 향한 최 회장은 이날 오후 해양수산부장관과의 면담에 이어 오후 내내 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는 저녁 식사시간까지 이어졌다. 최 회장은 십수년 동안 하루 한끼 식사(간헐적 단식)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날 그 한끼의 저녁식사 시간도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을 논의하는 것으로 채웠다.

최 회장은 앞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과의 면담에서 어민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최근 폭염과 수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수산업계를 위해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해수부의 요청에 최 회장은 회원사들과 적극 논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과 대한상의 회장 역할 외에도 SK (166,000원 ▼2,900 -1.72%) 그룹 회장으로서 최근 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의 반도체를 비롯한 SK 그룹의 주요 사업에 대한 하반기 전략 수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를 방문해 미래 성장 기반 조성을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고 8일 밝혔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8.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를 방문해 미래 성장 기반 조성을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고 8일 밝혔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8.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잠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회장이나 구광모 LG (79,400원 ▼800 -1.00%) 그룹 회장 등 다른 그룹 총수들과 달리 글로벌 경영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인도를 방문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공장에서 연구개발(R&D) 전략과 전기차 시장 동향, 생산·판매 분야 중장기 발전 방안에 대해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그런 측면에서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현대차 (251,000원 ▼500 -0.20%)그룹은 인도 자동차 시장 2위 메이커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80만7067대에 이어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8.8% 증가한 50만2821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한다.

지난 주 재계는 폭염과 태풍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지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한주였다. 잼버리 대원들이 태풍 '카눈' 북상으로 야영지를 떠나 전국으로 흩어지면서 이들을 나눠 지원하는데 힘썼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2023.7.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2023.7.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자사의 연수원을 개방토록 하고 기업차원에서 숙식을 제공하는 한편, 각종 체험과 견학 프로그램을 잼버리 대원들에게 제공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제고에 나서 호평을 얻었다.

이외에 재계에서는 지난 9일엔 사면요청이 있었던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등이 사면·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차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의혹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지난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는 내용을 의결하고, 사면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복권 대상자가 최종 결정된다.

한편 류진 풍산 (65,000원 ▼1,900 -2.84%) 그룹 회장은 지난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이름을 바꾼 한국경제인협회 신임 회장으로 추대됐다. 회장 선임은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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