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에 종토방 김칫국…주가 뛴 웰크론 "방검복, 주력 상품 아냐"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3.08.0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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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흉기 난동 사건에 주가 전일보다 22% 급등
방검복 관련주로 부상...종목 토론방에 '7년 전 수주' 기사 거론
생산 일부 과정 외주 줘야...주문 후 최소 한 달 걸려

지난 3일 오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 4일 오전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사진=뉴스1.지난 3일 오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 4일 오전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사진=뉴스1.


섬유 전문 회사 웰크론 (2,640원 ▲25 +0.96%)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흉기 난동, 특히 일면식 없는 시민을 해친 이른바 '묻지마' 사건이 잇따른 가운데 한 투자 정보방에서 방검복 관련주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웰크론이 방검복을 많이 생산하던 것도 아니고, 생산 라인을 100% 갖춘 것도 아니라서 주가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경 웰크론 주식은 전일보다 약 22% 오른 36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오전 11시부터 오르기 시작됐다.



이날 오전 한 투자 정보 메신저방에 웰크론에 대한 기사가 공유됐다. 웰크론이 지난 2016년 경찰청에 39억원어치 방탄·방검복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었다.

방검복을 향한 관심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전날(3일) 경기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다. 모두 일면식 없고, 원한 없는 불특정 다수가 다친 사건이고,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호신용품과 더불어 방검복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과거 방검복을 생산한 웰크론 주가가 뛴 것으로 해석된다. 웰크론은 침구 브랜드 세사와 세사리빙을 가져 침구 회사로도 알려졌는데 본질적으로 섬유 회사다. 마스크, 공기청정기 필터, 해수담수화 설비에 인공혈관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방검복, 방탄복도 웰크론이 생산할 수 있는 제품들 중 하나다. 웰크론의 나노 섬유 기술이 두 제품을 생산하는 데 활용된다. 사실 웰크론은 방검복보다 방탄복 생산에 더 특화한 기업이다. 기능이 비슷해 보여도 두 제품에 필요한 기술은 크게 다르다고 한다.

2016년 시민이 사제 총기로 경찰과 시민을 쏜 오패산 터널 사건이 벌어졌고, 경찰은 방탄·방검 기능을 두루 가진 제품을 원했다. 웰크론이 방탄·방검복을 납품했고, 투자정보방에 올라왔던 기사도 해당 납품 계약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경찰을 제외하면 방탄·방검복은 수요처가 마땅히 없었다. 경찰은 방탄·방검복을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조달한다. 기술보다는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납품 기업으로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 더구나 방탄·방검복 조달 시장은 입찰과 납품 기한 사이 날짜 간격이 짧다. 웰크론은 방검복 공정에서 봉제 과정을 외주를 맡겨야 한다. 조달 일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 웰크론은 경찰의 방탄·방검복 입찰 참여를 축소한 상황이다. 생산 라인을 온전하게 갖추지 못했고 애당초 주문량 자체가 적다 보니 웰크론은 방검복을 선(先) 주문 후(後) 생산하는데 주문량 자체가 매우 적다고 전해졌다. 일부 공정은 외주를 맡겨야 하니 주문해도 최소 한달 기다려야 한다.

방검복은 방산용품 중에도 웰크론의 주력 품목이 아니다. 웰크론은 지난해 방산용품을 팔아 235억원 매출을 거뒀다. 대부분 '방탄판' 매출이다. 방탄판은 총알이 뚫지 못하도록 방탄복, 장갑차, 함정 등에 부착하는 부품이다.

웰크론 관계자는 "주문량이 많지 않다"면서도 "제품 하나당 가격이 30~40만원 수준이다보니 소량이라도 주문이 들어오면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검복 민간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웰크론도 방검복 생산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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