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날개' 옛날 선풍기, 돌아왔다...소음 낮추고, 풍력 세지고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3.08.0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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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전자가 올해 출시한 레트로 선풍기. 1970~1980년대 국내에서 많이 팔린 선풍기의 외형을 본땄다./사진제공=신일전자. 신일전자가 올해 출시한 레트로 선풍기. 1970~1980년대 국내에서 많이 팔린 선풍기의 외형을 본땄다./사진제공=신일전자.


푸른 날개가 '탈탈탈' 돌아가고, 잠들기 전 시간 조절하려면 버튼을 '드르륵' 돌려야 했던 옛날 선풍기가 다시 출시됐다. 20~30년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외형만 본뜨고 모터는 갈아 끼워 소음은 줄고 바람은 세졌다. 외형이 요즘 말로 '추억 소환', 재밌다 보니 지난해에도 출시돼 이미 한차례 돌풍을 일으켰고, 올해는 가격을 낮추고 디자인도 바꿔 또 한번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신일전자 (1,865원 ▲13 +0.70%)가 출시한 '탁상용 레트로 선풍기'가 이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1970~1980년대 국내에서 한창 잘 팔린 선풍기의 외형을 본떴다. 투명하고 푸른 날개가 눈에 띈다. 날개를 씻으려면 옛날 감성 그대로 머리 부분의 흰색 클립을 뽑으면 된다. 요즘 선풍기들은 날개를 씻으려면 나사를 풀어야 한다.

시간 조절을 레버형 버튼으로 한다. 원하는 시간만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최대 3시간까지 예약할 수 있다. 레버를 돌리면 정말 옛날 선풍기처럼 '드르륵' 소리가 난다.



풍량은 미풍, 약풍, 강풍 버튼을 눌러 바꾼다. 한번 누르면 옛날 선풍기처럼 버튼이 그대로 눌려져 있고, 다른 버튼을 누르면 '달칵' 튀어 오른다.
신일전자 레트로 선풍기 조작부./사진제공=신일전자.신일전자 레트로 선풍기 조작부./사진제공=신일전자.
향수를 불러일으키니 제품은 출시되고 레트로 감성을 찾는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 카페 등에 들어가면 "옛날 생각난다 ", "박스에도 옛날 신일전자 마크가 그려져 있어 예쁘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도 있다. 올해 신제품은 이마트에서 약 8만원에 판매된다. 신일전자는 지난해 선보인 레트로 선풍기는 10만원에 판매했다.

지난해 출시한 레트로 선풍기는 BLDC 모터를 썼다. 풍량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풍량을 10단계 넘게 조절할 수 있는 요즘 선풍기들이 BLDC 모터를 쓴다. 더 발전한 모터지만 그만큼 가격은 비싸다.


레트로 선풍기에 BLDC 모터는 '과하다'는 분석이 있었다. 애당초 옛날 감성을 제대로 살리려면 바람 세기를 미풍부터 강풍까지 달칵거리는 3~4개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풍량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BLDC 모터까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올해 신제품은 AC모터를 써 가격을 낮췄는데 그렇다고 소음이 크거나 모터 수명이 짧지는 않다고 한다.

신일전자가 이렇게 레트로 제품들을 출시할 수 있는 건 '역사' 때문이다. 1959년 청계천에서 소형 모터 제조사로 시작해 1978년 선풍기 1일 생산량 1만대를 돌파하며 선풍기 보급화를 이끌었다. 지금도 고령층에 물으면 "모터는 신일"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출시한 제품도 탁상형이다. 가로·세로 약 20cm, 높이는 43cm다. 선풍기는 모터와 더불어 날개의 개수, 크기, 각도도 중요한데 신일전자는 이 분야에 60년 넘게 기술을 쌓아 왔다. 출시 전 400~500시간 가동하며 테스트한 제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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