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동해시 사업장 인근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고 있다/사진제공=LS전선
31일 증시에서 전력기기 업체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4만200원(29.93%) 오른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52주 신고가도 함께 경신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23.72% 올랐다.
효성중공업을 포함해 전선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건 호실적 덕택이다. 지난 28일 장 마감 후 효성중공업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13% 증가한 1조1226억5700만원, 영업이익은 103.46% 늘어난 857억3900만원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제시한 전망치(매출액 1조446억원, 영업이익 462억원)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4일 잠정 실적을 공시한 KT서브마린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2% 늘어난 179억4800원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54억7300만원을 기록했다.
세계 곳곳에서 전선 수요가 증가해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전선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서방 선진국가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디리스크(DERISK)' 전략을 구축하면서 자국 내 이차전지, 반도체 설비 등을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주도로 산업에 필요한 전기 인프라를 선제 구축하면서 전선주들에 유례없는 호황기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수주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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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수주 잔고는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3000억원과 비교할 때 증가 추세다. 중공업 전체 수주에서 전력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76%이고, 이중 해외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LS 일렉트릭 역시 수주잔고가 증가했다. 지난 28일 기준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대비 4000억원 증가한 2조4640억원을 나타냈다. 2분기 미국에서만 약 1300억원에 달하는 전력인프라를 수주하는 등 수주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전력기기 쇼티지(공급 부족)에 따라 고압은 물론 중저압까지 동맹국에 대한 발주를 확대해 LS 일렉트릭이 그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KT서브마린은 통신 케이블 중심이었던 포트폴리오가 최근 수익성이 높은 전력 케이블로 바뀌며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 더 주목받는다. 지난해 매출액은 대부분 통신 케이블 위주였으나 올해 상반기 누계기준 전력 케이블 매출액은 120억원으로 통신케이블(130억원)에 비견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대주주가 LS전선으로 바뀌며 LS전선이 해저 전력케이블을 제조하고 KT서브마린이 시공을 맡는 등 수직계열화로 인한 수주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전선업체들 수주잔고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매출 인식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한다.
하나증권은 효성중공업에 대해 기존 9만6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높였다. 이외 △이베스트투자증권 15만5000원→19만원 △IBK투자증권 11만원→18만원 △SK증권 16만원 → 18만원 등이다. LS 일렉트릭 역시 몸값 상승이 줄잇는다. △하나증권 11만5000원→15만원 △키움증권 10만원→13만5000원 △하이투자증권 7만원→14만원 △한화투자증권 9만5000원→14만원 등이다.
KT서브마린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사진=KT서브마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