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시금치를 고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밥상물가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추, 시금치, 닭고기와 대체 품목인 깻잎 등에 대해 수급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최대 30% 할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3.7.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가격이 크게 오른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수급 안정을 통해 밥상 물가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시금치 4kg 도매가격은 5만5660원으로 10일 전(3만6240원)보다 53.6% 치솟았다. 적상추 4kg 도매가격은 8만3520원으로 같은기간 86.5% 올랐다.
집중호우 영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농지 3만5036ha(23일 오전 11시 기준)가 침수됐다.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121배에 달한다. 또 닭과 오리, 돼지, 소 등 총 87만100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문제는 앞으로다. 장맛비 뒤에 찾아온 폭염과 태풍 가능성, 9월 추석 연휴까지 농축산물 가격을 끌어 올릴 수요·공급 요인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7월과 8월 각각 7.1%, 7.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9월 6.2%, 10월 5.2%로 완화된 후 11월과 12월 각각 0.3%로 내려왔다.
'물가 안정'을 경제정책 최우선 순위에 뒀던 정부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21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2%대로 내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의 경우 농산물은 전체 물가를 0.1%포인트(p) 끌어올렸고 축산물은 반대로 0.16%p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집중호우로 이달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모두 급격히 뛸 경우 전체 물가가 상당폭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서울=뉴스1)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충남 청양군 한 과수농가를 방문,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3.7.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9일 충남 공주시 양계농장과 충남 청양군 과수 농가를 둘러보고 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밥상물가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도 지난 20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고랭지 배추밭을 방문해 여름배추와 무 생산 현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최근 가격이 불안한 상추와 시금치 닭고기, 깻잎 등에 대해 수급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최대 30% 할인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상추 등 시설채소는 신속한 재파종을 지원하고 이천·남원 등 다른 지역의 조기 출하를 유도한다. 깻잎 등 대체품목의 생산·출하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출하 장려 인센티브 지급도 검토할 계획이다.
고랭지 배추와 무의 경우 수급 불안 시 정부 비축 물량(배추 1만톤, 무 6000톤)을 적기에 방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닭고기는 할당관세 3만톤을 8월 내 전량 도입하고 추가 도입절차에 착수해 단기 수급불안을 최소화 할 방침이다. 종란 500만개를 수입하고 병아리 입식에 대한 800억원 규모의 융자 지원을 통해 공급능력의 신속한 회복도 지원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동안 장마가 지속되는 만큼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어촌공사, 농진청, 농협 등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수급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수급 불안 발생시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