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저릿저릿…손목 아플 땐 '10초의 마법'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3.07.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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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105) 손목터널증후군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조용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조용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


외부기고자 - 조용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최모(54·여)씨는 손목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 늘 손가락이 저렸다.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으로 진단받아 치료도 받고,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등 신경을 썼지만 매일 손목을 쉴 틈이 사용하는 과정에 재발과 악화가 반복됐다. 최근에는 손가락의 감각이 떨어져 물건을 떨구기도 했다. 결국 찾은 병원에서 수술 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손바닥 쪽 '횡수근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손목의 정중 신경, 힘줄, 혈관 등이 압박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부나 요리사, 악기 연주자 등과 같이 손이나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는데, 최근에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 병은 남성보다 주로 중년 여성이 많이 겪는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관절을 받치는 근육과 인대 등이 약해 연골 손상에 취약한 편이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뼈와 연골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평소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의 경우 빨래와 청소, 요리 등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은데, 이에 따라 횡수근 인대가 두꺼워지고 손으로 가는 신경을 누르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아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기간 방치할수록 손바닥의 엄지손가락 쪽 근육이 약해져 물건을 집거나 쥐는 등의 손 기능이 크게 떨어져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손목은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부위이다 보니 병이 생기면 잘 낫지도 않고 재발률도 높은 편이다. 만약 △엄지와 검지, 중지, 환지의 절반 부위가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이 있으면서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펼 때 뻑뻑한 느낌이 들고 △물건을 자주 떨어트리는 등의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통증 정도, 기간 등을 고려해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 주사 치료 등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3개월 이상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했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치료 후에도 반복되는 경우, 저림 증상이 심하거나 손바닥 쪽 근육 위축 또는 악력이 감소하게 되면 손목 터널을 넓혀주는 횡수근 인대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횡수근 인대를 잘라 손목의 터널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수술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을 구부린 상태로 오랜 시간 있지 않아야 한다. 손목 사용이 많은 작업이나 활동을 하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손가락이나 손이 뻐근할 때는 손목과 손가락을 뒤로 젖힌 상태로 10초 정도 유지해 횡수근 인대의 긴장을 푸는 게 도움 된다. 손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했다면 손목 부위에 10~15분간 온찜질을 하거나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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