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앞두고 국회서 '개고기 반대' 사진전...김건희 여사도 "노력할 것"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3.07.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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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법안 통과를 위한 사진전에서 참석 의원들이 개 식용 종식을 담은 메시지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인순 의원, 고민정 의원, 서영석 의원, 김지향 서울시의원. 2023.07.10.[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법안 통과를 위한 사진전에서 참석 의원들이 개 식용 종식을 담은 메시지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인순 의원, 고민정 의원, 서영석 의원, 김지향 서울시의원. 2023.07.10.


초복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 식용 종식'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개 식용 금지를 명문화한 법안이 최근 발의된 가운데 동물권 단체들도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동물권 단체인 한국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한국 HSI)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원연구단체인 동물복지국회포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공동으로 개 식용 종식 법안 통과를 위한 국회사진전 '편견을 넘다'를 열었다. 닷새 간 이어지는 사진전에선 개 식용 금지를 위한 법안 발의 현황과 개농장 폐쇄 사례 등을 소개하고 관련 사진을 전시한다.



개고기 소비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초복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사진전 오프닝 행사에선 국회의원들이 다수 모습을 드러냈다. 한정애·고민정·남인순·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김지향 서울시 의원 등이 참석해 '모든 개는 반려견', '개식용 없는 대한민국'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개 식용 금지를 촉구했다.

최근 국회에선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란 내용의 민법 개정안 공청회가 열리는 등 동물권 인식개선 관련 행사들이 자주 눈에 띈다. 2015년 동물복지를 위한 입법·정책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출범한 동물복지국회포럼을 주축으로 여야 의원들이 토론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쟁점인 개 식용 종식에 대한 입법 논의가 가장 화두다. 지난달 28일 한정애 의원이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하거나 개를 사용해 만든 음식물 등을 판매 또는 섭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개식용종식 특별법)을 발의한 게 대표적이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동물해방물결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7.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동물해방물결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7.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동안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개 식용을 막으려는 입법시도는 있었지만, 아예 이를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개 식용 종식에 대한 여론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에서도 지난 5월 '개·고양이 식용금지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원산지 등이 불분명한 개고기를 집중 단속하고 관련 식당 등의 업종 변경을 유도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아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심사는 보류됐지만, 관련업종 종사자들의 전업 지원 등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담겼단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단 평가다.

정치권이 국회 밖에서도 개 식용 금지 목소리를 내며 관련 논의가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한정애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동물자유연대 등 전국 31개 동물권 단체 등이 연 '2023 개 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에 직접 참석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미 사회적 분위기는 개 식용 금지로 무르익었고 시민들의 요구를 국회와 정부가 받아들이는 결단만 남았다"며 "개농장주들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기준선이 필요하다. 그 시작이 바로 개식용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것도 개 식용 근절을 주장하는 동물권 단체들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다. 김 여사는 지난 7일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를 만나 "(개 식용 근절을) 노력해왔고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개 식용 종식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입법 논의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동물권 단체 관계자는 "개 식용 논란의 마침표를 찍을 때가 온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개 식용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전업할 수 있도록 돕거나 불만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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