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팀 살려낸 '환상 호수비'에 사령탑 "그런 플레이 아무나 못해" 극찬, 韓 최초 GG 꿈 무르익는다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7.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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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맨 오른쪽)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경기를 끝내는 호수비를 펼친 후 동료 잰더 보가츠(가운데)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김하성(맨 오른쪽)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경기를 끝내는 호수비를 펼친 후 동료 잰더 보가츠(가운데)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샌디에이고 마무리 조시 헤이더(오른쪽)가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호수비로 자신의 실점을 막은 김하성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샌디에이고 마무리 조시 헤이더(오른쪽)가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호수비로 자신의 실점을 막은 김하성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와 한·일 투타 맞대결에서 승리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환상의 수비까지 선보였다. 사령탑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하성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사구 1득점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이날 김하성은 타석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첫 두 타석에서 모두 유격수 땅볼로 아웃된 그는 특히 3회에는 병살타로 물러나며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5회 말 무사 2루에서 오타니의 시속 95.3마일(153.3km) 패스트볼을 공략, 3-유간을 가르는 총알 같은 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7회 말에는 바뀐 투수 헤라르도 레예스로부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김하성은 다음 타자 후안 소토 타석에서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시즌 14번째 도루였다. 그는 이어 매니 마차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추가했다.



김하성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7회 말 득점에 성공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김하성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7회 말 득점에 성공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하지만 이날 김하성은 수비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4회 초 2사 1루에서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친 강습타구가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갔다. 타구를 쫓아가던 김하성은 가던 길을 급히 멈추고 맨손으로 공을 막았다. 이어 깔끔한 동작으로 1루에 송구해 타자를 아웃시켰다. 크로넨워스와 투수 조 머스그로브 모두 박수를 보낸 좋은 수비였다.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8-1로 앞서던 샌디에이고는 9회 수비에서 4점을 내주며 추격 사정권에 쫓겼다. 마무리 조시 헤이더까지 나왔지만 3점 차 2사 만루라는 위기 상황이 닥쳤다. 이때 테일러 워드가 친 얕은 타구를 쫓아간 김하성은 캐치 순간 오른쪽으로 휘었던 공을 잘 잡아내 송구까지 완벽하게 성공했다. 샌디에이고의 8-5 승리를 지켜내는 순간이었다.

김하성(뒤)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2사 후 경기를 끝내는 환상적인 송구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김하성(뒤)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2사 후 경기를 끝내는 환상적인 송구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팀을 구해낸 김하성의 수비에 뜨거운 찬사가 이어졌다. 샌디에이고 공식 SNS는 김하성을 향해 미소짓는 헤이더의 사진을 공유하며 "헤이더는 우리가 김하성을 지켜보듯 그를 보고 있다"면서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이모티콘을 달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샌디에이고 담당 AJ 캐서빌은 "샌디에이고에는 내야수 올스타가 없다"면서 "이상한 일이다. 김하성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령탑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MLB.com에 따르면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은 리그 최고의 수비수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고 한다. 이어 그는 "(9회 초 수비는) 게임을 마무리짓는 엄청난 플레이였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했다.

김하성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경기를 끝내는 호수비를 펼친 후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김하성이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경기를 끝내는 호수비를 펼친 후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올라갈 정도로 수비에서 인정받았던 김하성은 2루수로 이동 후에도 물오른 수비를 펼치고 있다. 김하성은 올 시즌 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가를 집계하는 최신 수비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 +11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조심히 점쳐지고 있다. MLB.com의 통계 전문가 마이크 페트리엘로는 "아직 골드글러브 논쟁을 진지하게 펼치긴 어렵겠지만, 김하성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 심지어 진짜 골드글러브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김하성이 골드글러브를 차지한다면 한국인 선수 중에는 최초의 기록이다.

김하성이 2루 땅볼 수비 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김하성이 2루 땅볼 수비 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샌디에이고 마무리 조시 헤이더(왼쪽)가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호수비로 자신의 실점을 막은 김하성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샌디에이고 마무리 조시 헤이더(왼쪽)가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전에서 9회 초 호수비로 자신의 실점을 막은 김하성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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