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양자기술, 반도체로 승부 걸어야…암호통신 산업화 용이"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3.06.27 20:29
글자크기

글로벌 양자 석학, 韓 양자과학기술 차별화 전략 '반도체' 한목소리
"국가 전략 인상적이지만, 차세대 양자컴퓨터 등 도전적 연구 필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글로벌 양자 석학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IonQ 최고기술책임자), 존 마르티니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UC Santa Barbara)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 / 사진=김인한 기자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글로벌 양자 석학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IonQ 최고기술책임자), 존 마르티니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UC Santa Barbara) 교수,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 / 사진=김인한 기자


존 마르티니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UC Santa Barbara) 교수는 27일 "양자컴퓨터는 굉장히 크고 그만큼 규모가 큰 컨트롤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반도체 칩 관련 기술이 굉장히 우수하기 때문에 양자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마르티니스 교수는 이날 오후 6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글로벌 양자 석학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를 활용한 한국의 양자기술 산업화 계획'을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마르티니스 교수를 비롯해 찰스 베넷 IBM연구소 연구위원과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IonQ 최고기술책임자),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가 참석했다.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등 양자 석학들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퀀텀코리아 2023' 부대행사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뉴시스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 등 양자 석학들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퀀텀코리아 2023' 부대행사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뉴시스
김정상 교수도 "한국은 반도체를 제조하는 공정이 발달했기 때문에 그 공정을 활용하면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데 차별화할 수 있다"며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나 심지어 이온트랩(이온을 가둬두는 이온 덫) 방식 양자컴퓨터도 원자를 잡는 트랩은 반도체 공정을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한국이 (다른 국가가 만들지 않는) 차세대 양자컴퓨터를 만든다면 국내 기술을 활용해 양자컴퓨터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베넷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평평한 면에서 여러 작은 요소를 구조화하는 기술로 초전도 양자컴퓨터나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등도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된다"며 "작은 기술을 평평하게 하는 반도체 기술은 양자컴퓨터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국가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하며 양자 산업화를 위해 국내 반도체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통신·센서 모두 상용화하려면 부품 소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양자컴퓨터에서 기존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 기능을 발휘하는 큐비트(Qubit) 소자를 반도체로 제작할 수 있다. 또 반도체 칩을 활용해 기기 소형화가 가능해진다.


"韓 양자과학기술 전략 인상적…다만 도전적 연구 방향 제시 필요"
글로벌 양자 석학들은 한국이 2035년까지 양자과학기술 분야에 민·관이 합동으로 3조원을 투자하고 핵심인력 2500명을 육성한다는 계획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정상 교수는 '국가 양자과학기술 전략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에 대해 "우수 인력 양성이 가장 눈에 띈다"며 "우수 연구자들이 다양한 연구에 참여하고 다양한 국가와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의미가 크다"고 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우리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현재 보이지 않는 기회들, 한국이 어떤 면에서 R&D(연구개발) 출발이 늦었는데 어떻게 하면 (이전에 없던) 차세대 양자컴퓨터에선 어떻게 앞서갈 수 있는지 고민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며 "연구자들은 남들이 안 하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연구를 하는 체계가 갖춰진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자 분야 젊은 연구자들에게 팁을 준다면 미래에 가장 확실한 건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라며 "양자 분야는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고 닦여지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만큼 도전적인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찰스 베넷 IBM 연구소 연구위원 등 양자 석학들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퀀텀코리아 2023' 부대행사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뉴시스 찰스 베넷 IBM 연구소 연구위원 등 양자 석학들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퀀텀코리아 2023' 부대행사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뉴시스
베넷 연구위원은 '한국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선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컴퓨터보다 덜 매력적이지만 접근에 수월한 측면이 있다"며 "양자암호통신 기술 구현에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양자컴퓨터 개발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식 교수는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양자과학기술 저변확대가 필요하다"며 "양자과학기술 분야 브렉스루(breakthrough·파괴적 혁신)를 모니터링하고, 현재 한국이 지닌 스킬셋(skill-set·기술 능력)을 파악해 어떻게 미래를 대처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양자컴퓨터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이 개발 중이지만 아직은 성인이 되지 않은 상태로 비유할 수 있고,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기회는 있다"며 "현재 한국의 양자과학기술이 글로벌 강국과 비교했을 때 2~3배 커 보이지만 잘 준비한다면 향후 격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 등 양자 석학들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퀀텀코리아 2023' 부대행사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뉴시스김명식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 등 양자 석학들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퀀텀코리아 2023' 부대행사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뉴시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