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탁근 해시드이머전트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MBC 예능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이하 태계일주2)에서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보여준 인도의 모습이다. 여전히 복잡하고,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는 일찌감치 서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 진출의 거점으로 인도에 주목했고, 2021년 신흥국 전문 투자사 해시드이머전트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해시드이머전트는 '인도 전문가' 이탁근 대표가 이끌고 있다. 매달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신흥국 투자에 집중하는 이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이 대표가 해시드이머전트 설립에 합류한 것도 당시 해시드의 인도 투자자문을 맡았던 인연이 계기가 됐다. 현재 해시드이머전트는 해시드의 벤처캐피탈 자회사 해시드벤처스가 지분 70%, 이 대표의 TKN어드바이저스가 지분 30%를 갖고 있다. 지난해 초 투자를 시작한 1호 펀드는 현재 25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중 90%가 인도 기업이다.
인도에 주목하는 건 웹2.5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웹2.5는 기존 웹2.0 IT 서비스에 웹3.0인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걸 뜻한다. 최근 스타벅스가 NFT(대체불가능토근)을 발행해 멤버십 강화에 나선 것도 웹2.5 서비스의 일종이다. 웹3.0는 각종 규제에 막혀 스케일업이 쉽지 않지만 웹2.5는 다르다. 특히 인프라가 낙후된 신흥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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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웹2.5 전초기지로 꼽은 건 잠재적 개발자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웹2.5 생태계가 자리 잡으려면 블록체인을 빨리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개발자가 필요한 데 인도에는 잠재적 개발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2022년 기준 인도 IT 종사자 수는 500만명에 달한다.
영어에 친숙하다는 점도 인도의 강점이다. 이 대표는 "웹2.5의 특징은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언어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인도 대부분 학교에서 영어로 교육을 진행해 창업가 대부분 영어가 유창하다. 바로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K-스타트업, 신흥국 진출 지원군…인도 아웃소싱 플랫폼
이탁근 해시드이머전트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연말에는 '인디아 블록체인 위크(IBW2023)' 를 진행한다. 장소는 인도 벵갈루루다. 인도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업을 연결하고, 산업 현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해시드이머전트는 발굴부터 투자, 육성까지 가능한 풀스택 투자사를 지향하고 있다"며 "투자 외 활동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IBW2023과 해시드 컬리지 믹서 이외 블록체인 정책 커뮤니티 'HODL'과 'T2C(Text to Code)'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시드이머전트는 더 나아가 수준 높은 인도 IT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아웃소싱 플랫폼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인도는 전 세계 IT 외주 시장점유율 1위다. 중국은 '글로벌 하드웨어 공장', 인도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장'"이라며 "인도의 대형 IT 외주 기업은 임직원 규모가 한 기업당 30만~40만명에 달한다. 구글과 JP모건이 이용할 정도로 기술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인도 IT 아웃소싱 플랫폼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올해 안에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라며 "우선적인 서비스 대상은 해시드벤처스에서 투자한 포트폴리오사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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