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AI 고공행진' 엔비디아, SK하이닉스에 또 러브콜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3.06.13 18:01
글자크기
[단독]'AI 고공행진' 엔비디아, SK하이닉스에 또 러브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로부터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의 샘플 입고 요청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자사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3E를 결합해 성능 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HBM3E는 현존 최고 사양 D램인 HBM3의 다음 세대인 5세대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AI(인공지능)와 GPU 시장 확대에 따라 HBM 메모리 시장이 커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콜을 받았다는 것은 기술력을 인증받았단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분석한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샘플 입고 요청을 받고, 물량 준비에 나섰다. 이번에 엔비디아가 요청한 샘플 수량은 일반적인 인증 절차에 필요한 샘플보다 더 많은 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HBM3E 인증에 기존보다 더 많은 가용 자원을 투입하면서 신속한 상품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HBM3E를 결합해 성능 검증에 나설 제품은 H100 또는 다음 시리즈인 것으로 파악된다. H100은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출시한 최신 플래그십 GPU로, AI 클라우드와 슈퍼컴퓨터에 주로 쓰인다. 엔비디아는 기존 H100에 SK하이닉스의 HBM3를 결합해 공급해 왔다. AI반도체 수요 증가로 H100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엔비디아가 한단계 앞선 세대의 HBM3E 역시 SK하이닉스에 요청하면서 재빨리 성능 강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위는 지배적이다. 챗GPT로 대표되는 AI 개발에 사용되는 반도체가 주로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하는데, 점유율이 90% 이상이다. 글로벌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엔비디아가 나홀로 실적 고공행진을 한 것도 AI용 GPU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기 때문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으로, AI반도체에 결합해 사용하기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처리할 데이터 양이 많아지는만큼, GPU에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탑재가 필수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다. 1세대(HBM)를 시작으로 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해 왔다. 현존 최고 사양은 지난해 6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HBM3이고, 이번에 엔비디아가 샘플을 요청한 HBM3E는 이 다음 세대다. 업계 최선단 미세 공정인 10나노급 5세대(1b)기술을 활용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부사장)은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5세대인 8Gbps(기가비피에스) HBM3E 시제품을 공개하겠다"며 내년 초 양산 계획을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