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서 단 11일, 최저연봉 가치도 못했다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승엽 감독은 "좀 아쉽다. 외국인이라는 특성상 많은 시간을 준 것 같다"며 "어린 선수고 10년, 20년을 함께 가야 될 선수라면 더 기다려야 되는 게 정상적이겠지만 외국인이고 로스터 13명 투수 중에 2명 밖에 되지 않는 자리다. 최대한 시간을 줄 수 있는 만큼 다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4일 1군에 복귀했지만 2경기에서 9이닝 동안 1패 평균자책점(ERA) 8.00을 기록했다. 단 175구를 뿌린 딜런은 다시 퓨처스(2군)로 향했다. 이번엔 팔꿈치에 문제가 생긴 것. 재활에 전념해봤으나 통증이 재발했고 두산은 칼을 꺼내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불운이 겹쳤지만 결과적으로 1군서 단 11일만 머물고 많은 몸값을 챙겨 한국을 떠나게 됐다.
다음 외인은? 이승엽 감독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 감독은 새 외인에 대한 질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이번주 안에는 결정을 지어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간 뒤 재활에 전념하던 딜런이 다시 같은 부위에 통증을 호소한 순간부터 예견된 일이다. 두산은 발 빠르게 새로운 외국인 선수 후보를 추리기 시작했다. 이승엽 감독의 기대감을 나타내는 배경이다.

다만 오랜 시간을 기다릴 여유는 없다. 풀타임 선발이 처음인 김동주와 최승용은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고 11일 부상 복귀전이 예정돼 있는 곽빈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최원준은 구위가 떨어져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장원준이 일단 한 차례 더 선발 기회를 얻었으나 조속히 새 외국인 투수가 합류해야 걱정을 덜어낼 수 있다.
그럼에도 자연스레 긍정적 기대감이 생긴다. 딜런이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기 때문. 한화 이글스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많은 기대에도 개막 후 한 경기만 던지고 짐을 싼 버치 스미스 대신 영입한 리카르도 산체스는 5경기에서 2승 ERA 1.85로 '효자 외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두산에 합류할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