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제강, 글로벌 보험사와 7년째 분쟁중…1인 시위까지 나서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3.06.1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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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제강이 공급하는 유정용 강관 자료사진./사진=일진제강일진제강이 공급하는 유정용 강관 자료사진./사진=일진제강


중견 제강업체 일진제강이 다국적 보험사로부터 7년째 수출 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석유·가스 개발 업체에 강관(파이프)을 공급했지만 유가하락으로 판매대금을 받지 못했고, 이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일진제강과 율러 허미스의 분쟁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진제강은 2015년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석유·가스 개발기업(E&P) 3곳에 유정용 강관을 수출했으나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3곳 중 한 곳은 파산했고, 나머지 업체도 심각한 부실이 발생하면서 2700만 달러(약 350억원) 가량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일진제강은 2012년 율러 허미스에 40만 달러(5억원)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상업신용보험에 가입했다. 상업신용보험은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대신 지급하고 채무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상품이다. 일진제강은 상업신용보험을 근거로 율러 허미스에 미수금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율러 허미스는 다른 두 업체가 파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아직까지 율러 허미스는 당사자 간 다툼이 있는 경우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일진제강은 율러 허미스 미국 법인에 보험사고 발생을 통지하고 채무 기업들과 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병행했으나 일부 미수금을 끝내 회수하지 못했다.



일진제강은 2016년 미국 텍사스 주 헤리스 카운티 지방법원에 율러 허미스와 보험에이전트를 상대로 미지금 보험금과 손해 배상금액을 더한 630만 달러(약 80억원)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미수금이 회수되면서 현재 소송가액은 460만 달러(약 60억원) 가량이다. 일진 제강 관계자는 "계약 위반에다 보험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손해와 소송 비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진제강과 율러 허미스는 2018년 10월 소송 외 화해를 시도했지만 결렬됐다. 율러 하미스 한국지사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율러 하미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건이라 사안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진제강은 이달 초 부터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하고 있다. 일진제강USA(미국법인)가 독일계 다국적 보험사 알리안츠 그룹의 율러 허미스(Euler Hermes)와 벌이고 있는 보험금 청구 분쟁에서 금융감독원의 중재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이 율러 허미스에 보험금 지급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 다만 일진제강 관계자는 "현재로선 금융당국의 중재를 요구할 수 있는 방법 뿐이라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일진제강 직원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일진제강일진제강 직원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일진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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