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임창민이 4일 인천 SSG전에서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동료들의 물세례 축하를 받고 웃는 모습. /사진=키움 히어로즈
임창민은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키움이 4-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과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4호 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100세이브였다.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연세대 졸업 후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1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 2009년 히어로즈에서 1군 데뷔 후 15년 만이다.
키움에는 단순한 정규시즌 1승 이상의 승리였다. 지난해 키움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SSG에 2승 2패 후 내리 2연패 해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여파인지 올해는 맞대결에서 접전을 만들어도 결과는 항상 SSG의 승리였다. 8연패 중 1점 차 패배가 5번이나 될 정도. 정규시즌만 따지자면 지난해 9월 30일 이후 SSG 상대로만 9연패였다.
임창민. /사진=키움 히어로즈
임창민은 "모두가 심적으로 편하게 해준다. 후배들도 다들 MZ세대 느낌으로 자기 의견을 표출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면서 "개인적으로 키움이라는 팀 자체에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데이터로 팀을 운영하는 방식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팀과 공유하면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한 것들이 있다.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됐고 (어린 선수들이) 배우고 성장하기에 좋은 팀 같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하지만 올해 들어 팀은 마치 그가 처음 입단했던 15년 전 그때처럼 어려움을 겪었다. 꼴찌로 추락하는가 하면 기복 있는 모습으로 대승과 연패를 반복했다. 하지만 임창민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보며 반등을 확신했다.
임창민은 "난 이 팀이 꼴찌일 때도 있어 봤고 팀이 지금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있을 때도 있어 봤다. 하지만 지금의 키움은 하위권 팀인데도 선수 간 응집력이나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보통 이 정도로 (순위가) 처지게 되면 몇몇은 야구장 밖으로 겉돌거나 팀 사기를 저하하는 언행을 하기 마련인데 여기는 서로 잘 뭉친다. 또 '우리는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란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키움 임창민이 4일 인천 SSG전에서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동료들의 물세례 축하를 받고 웃는 모습. /사진=키움 히어로즈
팀에 빠르게 녹아든 임창민은 금세 전성기적 기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5월 중순부터는 마무리로 나서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17경기 1승 1패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로 뒷문을 단단히 단속하는 중이다.
KBO 통산 20번째 100세이브 달성 선수가 된 임창민은 37세 9개월 10일로 역대 최고령 100세이브라는 신기록을 남겼다. 종전 기록은 송진우의 37세 7개월 9일. 그의 100세이브는 KBO리그에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두 번의 방출을 통해 모두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다시 한 번 한 팀의 마무리로 올라서서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대기록을 하나 앞둔 그에게 100세이브는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임창민은 "올해 돌아와 (히어로즈에서) 첫 승, 첫 홀드, 첫 세이브 등 모든 것이 처음인 것이 많아 의미가 새롭다. 사실 이곳에서 배운 것을 가지고 다른 팀에서 꽃을 피웠는데 다시 돌아와 히어로즈에 보답할 수 있어 다행인 것 같다"며 먼저 히어로즈에서의 기록 달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사실 오랫동안 안 좋은 기간이 길었던 나를 꾸준히 응원해 주신 분들이 있다. 내가 일찍 포기했다면 그분들도 보람이 없었을 것이다. 내게 100세이브는 개인적인 영광보단 그분들이 내게 보내주신 응원에 보답하는 기록이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로부터 3일 뒤, 임창민을 응원했던 모든 사람들은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키움 임창민(맨 오른쪽)이 4일 인천 SSG전 직후 이원석(가운데)에게 통산 100세이브 공을 받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 임창민(가운데)이 4일 인천 SSG전에서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한 직후 팬들에게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