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우리 사회에서 전문직 여성들은 성별 하나로 능력을 의심받곤 한다. 특히 육체적인 힘이 필요한 직업군에서 이런 경향이 심하다. 선입견을 넘어선 편견에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온 여성들이 칼을 제대로 갈았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소유한 여성들이 불꽃튀는 경쟁을 펼칠 장이 마련돼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다. 가히 '피지컬: 100'을 능가하는 여자들의 전투 서바이벌, '사이렌: 불의 섬'이다.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직업군별로 4명씩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치는 생존 서바이벌 예능이다.
영리하게 '직업별'로 팀을 나눈 덕에 신선한 재미는 자연히 따라붙었다. 6팀 6색 전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여 여자들만의 리그가 아닌, 성별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여성이 아니라 직업을 대표해 나온 분들"이라며 워낙 투철한 직업 정신,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참가자들이 모여 남녀 불문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총 10부작 중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공개된 가운데, 5회는 '사이렌: 불의 섬'만의 매력이 폭발한 회차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연합 작전을 벌일 때도 단순히 힘을 합치는 게 아니라 직업적인 성격이 묻어나 흥미를 유발했다. 소방팀은 공습경보 후 급작스럽게 맞닥뜨린 운동팀에 "저희가 스턴트팀을 공격해 드릴게, 오늘 승리하세요"라며 단 3초 만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소방팀 리더 김현아는 "구급출동을 나가면 임기응변이 능해야 한다. 운동팀을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스턴트팀 집 먹어라'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바로 맨 앞으로 나서 제 등을 보였다. 그래야 신뢰를 얻으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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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팀과 운동팀의 연합으로 스턴트팀은 깃발을 빼앗기고 패했지만, 패배도 이토록 감동적일 수가 없다. 스턴트팀은 8명의 기습 공격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깃발을 지키려 고군분투, 경의를 표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남은 악을 쓰며 암호인 "감자! 감자!"를 외쳤고, 이는 동맹팀인 군인팀의 기지까지 닿았다. 군인팀 또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고 출동해 서사를 완벽하게 매듭지었다. 승패 결과를 떠나 과정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하며 온몸에 전율을 일게 했다.
제작진이 "4샷 추가한 아메리카노"라고 공언한 훨씬 더 진한 '진짜 이야기'를 담은 '사이렌: 불의 섬' 6~10회는 오는 6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