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 시각) 글로벌 CDMO 1위 기업 론자는 ADC 개발사 시나픽스 인수를 발표했다. 시나픽스 ADC 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치료제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계약 규모는 총 1억6000만유로(약 2250억원)다. 1억유로를 우선 지급하고, 이후 성과 따라 6000만유로가 추가되는 구조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약물(Drug)을 결합한 치료제로 두 개 요소 외 이를 연결하는 링커와 그 방식에 대한 기술력까지 요구된다. 화이자가 급성골수성백혈성 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탁'으로 지난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첫 허가를 받았지만, 부작용 이슈가 불거지며 승인이 취소될 만큼 공략이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다.
특히 효율적 약물 전달이 중요한 항암 분야에선 차세대 핵심 치료제 영역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품목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다.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효능을 앞세워 2020년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시장 주류로 떠올랐다. 2021년 6억달러(약 7800억원)였던 엔허투의 2028년 매출 전망치는 80억달러(약 10조4500억원)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앞다퉈 ADC 관련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임상을 비롯한 초기 단계 후보물질부터 전반적 플랫폼 기술 도입이 한창이다. 엔허투 초석이 된 2019년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 공동개발 계약을 시작으로 애브비, 길리어드, MSD, BMS, 존슨앤존슨(J&J), 사노피, 일라이릴리, 머크 등이 3년여간 20건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ADC 기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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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확보전은 국내외 CDMO까지 번지는 중이다. ADC 치료제가 차세대 치료제로 부상 중인 만큼, 신규 블록버스터 등장을 뒷받침할 생산시설의 경쟁력 부각이 중요해진 탓이다. 론자의 공격적 인수합병 역시 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 국내 대표 CD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를 통해 ADC를 비롯한 차세대 치료제 생산 설비 구축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삼성물산과 15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스위스 ADC 개발사 아라리스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CDMO를 중심으로 바이오산업에 뛰어든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미국 시라큐스 공장에 ADC 의약품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ADC 시장이 커지는 뉴스는 전체 신약 시장이 커진다는 점에서 국내에도 긍정적이며, 특히 단일항체 CDMO의 강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시장 성장에 따른 기대감이 향유 가능하다"며 "이미 ADC와 같은 다양한 모달리티 확대를 위해 설비 투자를 진행했고, 향후 ADC 치료제의 항체 부분 CMO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