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뉴스1) 박영래 기자 = 8일 완도군 금일읍 척치제가 가뭄 장기화로 저수율이 떨어져 있다.(전남도 제공) 2023.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 위기가 국내외에서 심화하고 있다. 유엔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 변화가 세계적이고 지역적인 강수량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세계 식량 안보와 보건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늘어나는 전세계 물 분쟁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수단에 걸쳐 흐르는 나일강도 물 분쟁이 심각하다. 상류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정부는 전력 부족 문제 해결과 경제 성장을 위해 2011년부터 길이 1.8km에 이르는 초대형 '르네상스 댐'을 건설해왔다. 하류에 위치한 이집트는 식수와 농업용수 등 90% 이상을 나일강에 의존하고 있어 댐 건설에 따른 물 부족 사태를 우려한다. 댐 건설 막바지에 이르러 물을 채우는 작업을 강행하자 이에 반발한 이집트와 수단은 '나일의 수호자'라는 이름으로 해군과 공군이 참여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아즈날카자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1일 (현지시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스페인 아즈날카자르에 있는 도냐나 국립공원의 못이 바짝 말라 바닥이 갈라진 바닥이 보인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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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싱크탱크 태평양연구소는 폭력이 수반된 물 분쟁을 3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방아쇠(Trigger)'는 수자원에 대한 접근과 통제를 둘러싼 시위와 폭동이 발생하는 형태다. '무기(Weapon)'는 수자원 및 관련 시스템을 무기화하거나 공격함으로써 피해를 주는 상황이다. '사상자(Casualty)'는 실제 분쟁과 무력 충돌이 발생하거나 수자원 및 시스템이 파괴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형태다.
태평양 연구소에 따르면 물 분쟁은 2000년~2009년 220건, 2010년~2019년 629건이던 것이 2020년~2022년까지 최근 3년 사이 202건이 발생하며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안심 못할 한국의 물 부족 문제한국도 물 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이 1700㎥ 이상이면 '물 풍요 국가', 1700㎥ 미만이면 '물 스트레스 국가', 1000㎥ 미만은 '물 기근 국가'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약 1453㎥으로, 물 부족 위험성이 높은 '물 스트레스 국가'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300㎜로 세계 평균의 1.6배이며 수자원 총량은 연간 1323억㎥에 달해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인데다 하천의 경사가 급하고, 하절기에 집중한 호우와 홍수, 태풍 등으로 60%가량이 유출돼 하천의 유량 변동이 심하다. 또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이 적다.
정부도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물 확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동안 수자원 개발 정책은 댐이나 저수지를 건설해 용수를 확보하는데 집중됐다. 이로 인해 저수용량 300만㎥ 이상의 댐이 1200여 개에 달한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가장 대표적인 수자원 정책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한 4대강 사업을 꼽을 수 있다.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정비해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등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총 23조 원의 사업비를 들여 4대강 바닥의 토사를 퍼내고 16개 보와 3개 댐을 건설했다.
4대강 사업은 추진 당시부터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 해체와 유지로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은 향후 기후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물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미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국가적 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심각한 물 부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