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들이 여전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다. 지난해 FTX거래소 그룹 파산 등으로 코인 시세가 폭락했지만 올들어서는 반등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MSCI의 전세계 증시 상승률이 8.8%인 데 반해 비트코인은 68%, 이더리움은 56% 상승했다.
번스타인의 글로벌 디지털자산 수석 분석가인 고텀 추가니는 "오랜 기간 자본시장을 지켜온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수년간 지켜봐 온 회사, 제도권 내에 있는 회사와의 거래를 당연히 선호한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서비스 출시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FT는 대표적으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일본의 노무라, 미국 찰스슈왑을 예로 들었다. 이들 금융기관들은 기존 블록체인 기술기업에 투자하거나 자체 자회사를 만들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거래 및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찰스슈왑이 시타델 증권,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만든 코인거래소 EDX마켓(EDXM)이 대표적이다. 또 스탠다드차타드는 코인 거래소 '조디아 마켓'과 수탁 전문 '조디아 커스터디' 에 투자하고 연계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미국 뉴욕 나스닥은 자체 코인 수탁 서비스를 만들고 현재 뉴욕 금융감독청에 신탁 회사 자격을 신청한 상태다. 이라 아우어바흐 나스닥 수석 부사장 겸 디지털 자산 책임자는 "우리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수탁 서비스 출시 관련 필요한 인프라와 규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을 조명한 신문은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기존 전세계 1~2위 코인거래소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산업 전문성과 평판, 시장의 신뢰도 측면에서 금융당국에 대한 설득력이 더 높게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투자회사인 덱스터리티 캐피탈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사파리는 "수탁 서비스는 거래소와 별도의 시스템으로 보장되길 바란다"며 "코인거래 중개와 수탁서비스를 분리하지 않은 회사들에 대한 시선은 비호감과 동시에 불안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 금융그룹이 소유한 가상자산 거래 및 투자회사인 레이저 디지털의 제즈 모히딘 최고경영자(CEO)는 "수수료 경쟁력에선 밀릴지 모르지만, 시스템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는 우리가 훨씬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