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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그래픽칩 시장 놓치고 파운드리는 부진2021년 CEO로 취임한 겔싱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인텔의 추락 원인으로 칩 제조방식 전환이 실패한 점을 든다. 인텔은 회로를 직접 설계하고 자체 공장에서 생산함으로써 두각을 나타내왔는데 이제 칩 회사가 회로 설계 혹은 제조 전문으로 나뉘면서 인텔이 설 곳이 좁아졌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칩 시장은 10년 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 그래픽칩 시장은 엔비디아의 독무대다. 30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겔싱어는 인텔 최고기술책임자로 있던 2001년 컴퓨터 그래픽칩 프로젝트 실패로 회사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이후 8년간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회사인 VM웨어의 CEO로 지내다 2021년 2월 인텔로 복귀했다. 그만큼 엔비디아의 부상이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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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싱어는 언론 인터뷰에서 "파운드리는 서비스 사업"이라며 "그것은 인텔의 문화가 아니다"라고 스스로도 밝혔다. 다른 회사가 설계한 칩을 제조하는 파운드리 모델이 인텔의 DNA와 배치된다는 것. 겔싱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위탁 칩제조사가 되는 게 인텔에겐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뾰족히 다른 길도 없다.
TSMC 이어 파운드리 2위 목표, 믿을 건 칩스법미국 내 엔비디아뿐 아니라 아시아 반도체 제조사의 도약도 인텔에겐 뼈아픈 부분이다.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칩 제조업체로 자리잡았고, 중국기업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는 가장 작고 빠른 트랜지스터로 칩을 제조하는 경쟁에서 인텔을 수년 전 이미 능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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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있는 인텔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텔이 기대는 변수는 미국의 칩스법(반도체과학법)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530억 달러 상당의 자금과 대출보증 및 각종 인센티브를 할당했다. 인텔은 오하이오주 릭카운티에 세계에서 가장 큰 칩 제조시설을 짓고 있다. 애리조나에도 신규 공장을 짓고 있고 독일과 전세계 다른 지역에도 생산시설을 조성하겠단 방침이다.
지브롤터 캐피털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앤드루 보이드는 "인텔에겐 많은 과제와 실행 위험이 있고, 이러한 다년간의 전략을 구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15년간 인텔의 핵심주주였던 지브롤터 캐피털매지니먼트는 지난 1월 인텔에 대한 거의 모든 포지션을 청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