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훈 대표
가장 심각한 것은 역시 저출산문제. 1960~1980년대에 태어난 출생아 수는 평균 80만~100만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2년 출생아 수는 25만명에 불과했고 출산율은 0.78명까지 낮아졌다. 2024년 대학 신입생 모집인원은 51만명인데 고교 3학년 수는 40만명에도 못 미친다. 몇 년 내 출생아 수는 1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셋째, 의치대 등 의학계 쏠림현상이다. 최근 의대 선호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통계가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88%의 학부모가 자녀의 진로를 이과로, 이 중 50%의 응답자는 의학계열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우수한 학생들은 서울대 공대보다 지방대 의대를 더 선호한다. 심지어 초등생 의대입시반까지 생겨났다. 취업이 100% 보장된 반도체학과 등 첨단학과 입학생들도 의학계열로 중도이탈한다.
이 같은 이슈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며 누구나가 심각하게 여겼다. 정책당국자들은 물론 교육계도 수많은 대안을 만들면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이던 30년 전에도 이 같은 문제들은 엄연히 존재했다. 그 당시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쳤다. 엄청난 물적·인적비용도 지불했다. 법·제도적 개선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결과는 30년 전보다 지금 간극이 더 벌어졌다는 점이다. 결과로만 놓고 보면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우리는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안일하게 대처해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 같은 이슈들은 모두 연계돼 있어 하나하나 따로 떼어놓을 수도 없다. 단기적인 처방이나 미봉책도 통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거대한 파고까지 들이닥쳤다. 이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하나하나가 치명적인 과제들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또한 기존 정책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즉,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면 사회적 대타협도 이뤄져야 한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혁명적인 인식전환과 함께 제도개혁이 시급하다. 반도체 역량강화나 첨단인재 양성 등등의 정책프로그램도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끓는 물은 점점 100℃에 다가간다.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