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무조건 보약은 아니네…9시간 넘게 자면 우울증 위험↑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3.05.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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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무조건 보약은 아니네…9시간 넘게 자면 우울증 위험↑


총수면 시간이 우울증과 관련 있다는 한국인 대상 장기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윤지은(신경과), 분당서울대병원 윤창호(신경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년과 2018년 10년간 각각 2836명, 2501명을 대상으로 기상 시간, 취침 시간, 총수면 시간, 일주기 유형, 사회적 시차, 주간 졸음, 불면증, 수면의 질 등 수면 특성 변화를 조사하고 우울증과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해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 차례 조사 모두 7~8시간 잠을 잔 사람의 우울증 유병률이 가장 낮았다. 이보다 짧거나 길게 잠을 잤을 때는 우울증 발생 위험이 컸는데 특히,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적정 시간 잠을 잔 사람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3.08~3.74배 높았다. 9시간 이상 잠을 잤을 때는 7시간 잠을 잤을 때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1.32~2.53배 높았다. 이 밖에도 주간 졸음, 불면증, 사회적 시차, 저녁형 일주기 유형이 우울증 발생 위험과 연관이 있었다.



한국인의 수면의 질은 과거보다 현재 더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년간 평균 총 수면시간은 7시간 27분에서 7시간 8분으로 19분 줄었다.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수면 잠복기)은 평일 8분, 주말은 7분 증가해 수면 효율은 감소했다.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 질이 낮음)를 사용해 측정한 수면의 질은 2009년 3.6점, 2018년 3.8점으로 2009년 대비 0.2점 증가했다.

윤지은 교수는 "고령화, 교대근무 및 야간근무 증가, 디지털미디어 사용 등으로 수면 습관이 불규칙해지고 수면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한국인의 수면 특성 변화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창호 교수는 "부족한 수면시간과 낮은 수면의 질은 우울증 외에도 뇌졸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며 "특히 5시간 미만, 또는 9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은 우울증 위험성을 높이므로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과학회 영문 학술지 5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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