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싱가포르…中승객에 "개 되고 싶나?" 인종차별 시끌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05.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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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세이퍼시픽 항공 이어, 중국 남방항공 협력사 현지 직원 물의

중국 남방항공/사진=바이두중국 남방항공/사진=바이두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이 중국 본토 승객의 영어 능력을 놀림 대상으로 삼아 비난을 산 지 며칠 되지 않아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중국 승객을 '개'에 비유한 사건이 벌어졌다.

29일 펑파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남방항공 협력사 소속으로 싱가포르 창이 공항 지상 근무 남성 직원이 중국인 승객과 언어를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던 중 승객에게 폭언을 한 장면이 담긴 비디오가 유포됐다.



위안이라는 이름의 승객은 23일 해당 공항에서 충칭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던 중 비행기 비상구 좌석의 경우 요금이 추가되는 사실을 안내받았다. 위안이 중국어로 요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자 문제의 직원은 중국어를 못하는 듯 '못 알아듣겠다'고 했다. 위안은 항공사에 민원을 넣기 위해 직원 전화번호를 물었다. 그러자 그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중국어로 "만약 당신이 개가 되고 싶다면 나는 당신을 개처럼 대할 수 있다. 나는 설명을 했고 당신은 동의했다"고 소리질렀다.

이 말에 화가 난 또 다른 항공권 구매객 중 일부가 "누구한테 개라고 한 거야? 다시 말해봐"라고 항의하는 목소리도 동영상에 담겼다. 위안은 "창구 직원이 싱가포르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방항공 싱가포르 사무소는 공식 사과문을 냈다. 남방항공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한 직원이 승객과 시비가 붙어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다. 우리는 서비스 협력사에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남방항공 싱가포르 지점 근무를 정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남방항공은 비상구 근처가 일반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추가 요금이 적용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를 해왔다.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했던 중국인 승객과 창구 직원이 요금으로 실랑이를 벌이다 언어를 빌미로 중국인을 차별했다는 게 사건의 핵심이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싱가포르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행동한다"며 싱가포르 호텔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호텔 직원은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했지만 잠시 후 동료들과 중국어로 대화하는 걸 들었다고 했다. 일부 이용자는 위안이라는 승객이 의도적으로 창구 직원을 자극한 것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인 또는 중국계 여행객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앞서 이달 21일 쓰촨성 청두에서 홍콩으로 가는 캐세이퍼시픽 항공 기내 승무원이 중국인 승객에게 "영어로 담요라고 말할 수 없다면 담요를 가져가면 안 된다"고 말하자 다른 승무원 웃음보가 터진 사전이 있었다. 같은 비행기에 탔던 승객이 녹음한 파일이 공개되자 사건이 커지면서 항공사는 승무원 3명을 해고하고 피해를 본 승객에게 성명을 통해 사과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인이 포함된 다문화 가정 가족들이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현지인 여성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는 장면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이탈리아 여성 3명은 '니하오(중국식 안녕하세요)'를 반복하다 자신들끼리 이탈리아어로 낄낄대며 대화했다. SNS에 영상이 퍼지자 여성들이 다니는 대학교는 성명을 내고 진상 조사와 함께 학생들에 대해 조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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