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원팀 파트너' 조병규, '기업금융 명가' 복원 시동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3.05.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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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원팀 파트너' 조병규, '기업금융 명가' 복원 시동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회장과 '원팀'을 이룰 파트너로 조병규(57) 우리은행장 내정자를 선택했다. 임 회장이 취임 당시 일성으로 내건 기업금융 명가 복원과 조직문화 혁신을 함께 이끌 적임자로 조 내정자가 낙점된 것이다. 차기 우리은행장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리딩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업금융 명가 부활에 혼신의 힘"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조병규 내정자(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겠다"며 "임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우선 과제로 기업금융 영업력 강화와 함께 조직에 만연한 계파갈등, 패배주의 해소 등을 꼽은 셈이다. 조 내정자는 오는 7월3일 우리은행장으로 공식취임한다.



임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취임사에서 "기업금융 명가로 인정받은 우리금융이 더욱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기업금융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선행 과제로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꼽았다.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했다.

임 회장은 사석에서 "은행장 선임이 가장 어려운 숙제이자 과제"이라는 말도 자주 했다고 한다. 은행장 인사권을 사실상 갖고 있지만 장기간 이어져 온 인사 외풍과 조직 내 파벌 다툼 탓에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임 회장이 고심 끝에 금융그룹 중 최초로 내외부의 다층·다면 평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적임자를 뽑는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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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점장 때 전국 1위...전략·재무 경험·내부통제도 높은 평가
치열한 경쟁 끝에 조 내정자가 차기 우리은행장에 낙점된 데에는 기업금융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이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 옛 상업은행 출신으로 1992년 입행한 조 내정자는 우리은행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 심사부장, 강북영업본부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치는 등 기업부문에서 두드러진 경력을 쌓았다.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기업지점장 때는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위와 2위를 각각 수상하기도 했다.

은행 전략기획부장과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지내 전략·재무에도 상대적으로 밝다. 조 내정자는 중장기 경영목표와 계획 등을 집중 평가한 최종 면접 과정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금융 사고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 보호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조 내정자의 준법감시인 경력도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추위원들과 외부 전문가들은 "온화하고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포용력을 주목했다"고도 했다.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들 간에 장기간 누적된 조직 갈등을 눅이기 위해 조 내정자가 갖춘 중도 성향 리더십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그룹 인사가 마무리된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는 우리금융의 사업 확장 전략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증권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지난 26일에는 상장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14,350원 ▲330 +2.35%) 주식으로 바꾸는 주식교환을 결정했다. 두 회사를 지주사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그룹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우리종금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두고선 증권사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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