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는 경제적 강압… 용납 불가"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3.05.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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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러몬도지나 러몬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자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제재에 대해 "단호 반대", "용납 불가" 등의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장관급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명백한 경제적인 강압으로 본다"며 "우리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대해 "이것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미국 기업 한 곳을 겨냥한 것"이라면서 "미국은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의 이런 날 선 비판은 미중 상무·통상장관 간 회담 뒤에 나왔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지난 2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 회의차 미국을 방문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일련의 조치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전날 왕 부장을 별도로 만나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미국의 반도체 정책, 수출통제, 관세 정책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맞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지난 21일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에 대해 이 회사 제품 구매를 중지토록 했다.


이후 미 의회에서는 한국이 중국에서 반도체 공백을 메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미국은 경제적 강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직접 경험한 동맹국인 한국도 빈자리 채우는 것(backfilling)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자 미국의 안보 파트너인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잠재적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으로 갈등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됐다"며 "미국과 중국은 모두 한국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왕 부장은 전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공급망 안정을 주문하며 반도체 판매를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상무부는 "한국과 함께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수호하길 원한다"며 "양측은 반도체 산업망과 공급망 영역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의 경제적 강압 공동 대응에 동참하지 말라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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