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대대적 수술한다… '대면확인·투자요건' 신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3.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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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등 관계기관, 'CFD 규제 보완 방안' 발표

/그래픽=금융위원회./그래픽=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SG증권발 셀럽 주식방 게이트에서 라덕연 일당이 시세조종 수단으로 악용한 차액결제거래(CFD)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실제 투자자 유형, 종목별 잔고 등을 공개하고,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에 CFD를 포함한다. 전문투자자 신청 시 대면확인을 의무화하고 CFD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투자요건을 신설한다.

실제투자자 표기 의무화, 신용공여 한도 포함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간 회의에서 확정한 'CFD 규제 보완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자본시장에서 발생한 불공정거래로 인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이로 인해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관계기관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에 제기된 문제점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FD는 기초자산의 보유 없이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의 하나로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도 증거금의 2.5배까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라덕연 일당은 CFD와 신용융자를 활용해 3년에 걸쳐 8종목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래픽=금융위./그래픽=금융위.


금융당국은 CFD 수급 왜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FD에 따른 주식매매 시 실제투자자 표기를 의무화한다. 또 전체와 종목별 CFD 잔고를 투자참고지표로 공시하도록 한다. 거래소 거래정보저장소(TR) 보고 항목에 실제투자자의 계좌 정보를 추가해 시장감시 활용도를 제고하는 방안도 내놨다.

신용융자와 동일하게 CFD를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에 반영하는 조치도 실시한다. CFD 레버리지 투자를 신용융자와 동일한 '빚투'(빚내서 투자)로 간주하겠다는 뜻이다. 금감원 행정지도로 운영 중인 최소 증거금률 규제를 상시화하고, CFD 중개 및 반대매매 등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업계 자율로 마련한다. 모범규준에는 저유동성 종목 취급을 제한하거나 투자자별 증거금률, 거래한도 차등을 두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만기 설정 역시 논의 대상이다.

CFD 매도 시에도 실제투자자를 기준으로 공매도 잔고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유상증자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에도 나선다.


전문투자자 대면확인 의무화, 장외파생상품 요건 신설
/그래픽=금융위원회./그래픽=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개인 전문투자자 신청 절차에 대면 확인(영상통화 포함)을 의무화하고, 증권사가 2년마다 전문투자자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도록 강제한다. 개인 전문투자자 지정을 유도하는 증권사의 권유 행위는 전면 금지된다. 주기적 확인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수위도 높인다. 올해 4월 기준 개인 전문투자자 2만8000여명 중 56.2%가 비대면으로 지정된 사례다.

CFD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별도 요건을 신설해 충족 여부를 대면 확인하도록 하는 조치도 단행한다. 주식, 파생상품, 고난도 파생결합증권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경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CFD 거래가 불가능하다. 최근 5년 내에 1년 이상 월말 평균잔고 3억원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개인 전문투자자 중 22% 정도만 장외파생상품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법 개정 사안인 공매도잔고 보고 및 유상증자 참여 제한을 제외한 보완 방안을 오는 8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 향후 3개월간 개인 전문투자자의 신규 CFD 거래 제한을 권고한다. 이날 발표한 규제 보완 방안이 실제로 시행될 때까지 CFD와 관련한 추가적인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서다. 시스템 및 내부통제체계 보완이 이뤄진 증권사부터 신규 CFD 거래 재개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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