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태 에스엘에스바이오 대표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현재 회사의 양대 캐시카우인 '의약품 품질관리'와 '신약개발지원'이다. 의약품 산업 확대와 이에 따른 신약개발기업 증가에 회사 실적은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안정적 성장에 접어든 실적과 상장을 통한 자금확보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중요성이 커진 진단시장에서 차별화 된 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 이 대표의 다음 목표다.
에스엘바이오 실적은 이 대표의 자신감을 뒷받침 한다. 지난해 매출액 108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몇 안되는 흑자 바이오벤처다. 인구 고령화 및 소득수준 증가에 따른 의약품 처방 확대와 신약개발 활성화에 따른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수요 증가를 예측한 이 대표의 안목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 대표는 "기존 합성약(케미컬) 위주였던 의약품 무게 중심이 세포치료제와 백신, 유전공학 치료제 등 첨단의약품으로 빠르게 이동 중인 점 역시 두 사업부에 모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상당한 장치 투자가 필요한 생동성 시험 분야(신약개발지원사업)에서 그동안 축적된 장비나 첨단의약품까지 다룰 수 있는 분석력을 갖춘 몇 안되는 바이오벤처라는 점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장 통해 진단분야 틈새시장 적극 공략…매출 크기 보단 초과이익 창출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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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품목 선봉에 서는 것은 회사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NALF'(Nucleic Acid Lateral Flow)다. 40분 이내 분석 가능한 통합 분자진단(DNA) 시스템 개발에 핵심이 되는 기술로 신속진단키트의 속도와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정밀도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활용해 기존 진단품목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니치마켓)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예를들어 지카나 뎅기바이러스의 경우 이미 시장에 항원진단키트는 많이 출시된 상태지만, 유사한 두 바이러스 특성상 신속진단키트 사용시 위양성률이 높은 편이다. 진단 속도와 정밀도를 모두 높인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에서는 다른 방향의 틈새시장을 찾는다. 국내의 경우 대수롭지 않은 치주염의 경우 미국에선 심각하게 여겨지는 편이다. 특히 순환기내과 쪽에선 경동맥에 영향을 줘 경맥동화를 비롯한 심장판막, 나아가 췌장암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 치주염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출시해 시장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관련 제품들의 임상은 선진국 기준 내년 하반기 돌입이 목표다. 뎅기·지카바이러스의 경우 보다 이른 시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진단분야 시장성은 여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다 하는건 안하려고 한다. 니치마켓이 시장은 작아도 초과이익은 충분히 노릴수 있다고 생각해 이를 기본 방향성으로 잡은 상태"라며 "기존에 폭발적 성장을 거둔 진단기업들의 조단위 매출을 기대할 순 없지만, 독점 또는 과점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전략으로 접근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달 2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잘 해온 것은 더욱 잘하고, 새로운 것 역시 잘하는'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장 자금을 활용해 신약개발지원 사업 강화를 위한 CRO 업체 인수합병 고려 등 기존 경쟁력 강화와 신규 품목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까지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그동안 회사에 대한 적극적 홍보에 나서지 않은 것은 경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혹시나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앞섰기 때문이다. 조심스러운 마음에 외부와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몸 담고 있는 사업 분야와 회사의 경쟁력에 자신이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제는 상장사로서 소통 역시 중요해진 만큼 믿음을 준 투자자와 시장에 결과를 앞세워 적극적인 가치 입증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