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9900원 내면 배달비 무료?…"누구나 15% 할인" 꺼낸 배민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5.28 07:16
글자크기

엔데믹+비수기, 배달앱 할인 경쟁 격화

/사진=배달의민족/사진=배달의민족


"멤버십도 패스도 필요 없어요. 배민에선 누구나 추가할인"

최근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이같은 문구로 15% 할인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매일 오후 3~5시에 배민1(배민원) 15% 할인쿠폰을 발급한다. 각 가게·브랜드가 제공하는 쿠폰과도 중복사용할 수 있어 할인금액은 더 커진다. 이 외에도 배민은 10% 무제한 할인도 이어가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5월 가정의달을 맞아 가족모임·행사가 많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키 위해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배민이 요기요와 쿠팡이츠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본다. 요기요가 지난 17일 월 9900원을 내면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가 무료(1만7000원 이상 주문시)인 '요기패스X'를 출시한 데다, 쿠팡이츠도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이 음식을 주문하면 최대 10% 할인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사실상 이번 프로모션은 쿠팡이츠(멤버십)와 요기요(패스)를 겨냥했다는 해석이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배달 수요가 줄어든 데다, 통상 나들이가 증가하는 봄철은 배달 비수기다 보니 배달앱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 MAU(월간활성이용자)는 195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요기요 MAU 668만명, 쿠팡이츠는 303만명으로 각각 16%, 40% 감소했다.

"배달앱 선택기준, 할인·이벤트 1위"
요기요 '요기패스'(왼쪽) 및 쿠팡이츠 와우멤버십 할인 홍보물 /사진=각 앱 캡처요기요 '요기패스'(왼쪽) 및 쿠팡이츠 와우멤버십 할인 홍보물 /사진=각 앱 캡처
배달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배달비 부담을 줄여 고객을 록인(Lock in·묶어두기) 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요기요·쿠팡이츠처럼 유료 구독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몰아주는 방식은 충성고객을 늘리면서 비용 효율적이다. 할인이 끝나면 미련 없이 앱을 떠나는 '체리피커'를 방지할 수 있다.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양사엔 합리적인 전략인 셈이다.



반면 배민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조건없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었다. 이번 15% 할인행사 역시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연결기준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카카오 본사 실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카카오 별도기준 매출은 2조4566억원, 영업이익은 5511억원이다.

불경기로 알뜰소비를 추구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배달앱 할인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픈서베이는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서 "배달앱에서 메뉴나 음식점을 선택할 때 배달비와 음식가격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배달앱을 선택할 때도 할인·이벤트-배달비-주문메뉴 순서로 영향력이 컸다"고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