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듯 '7.6조원 실탄' 거머쥔 SK온…올해 흑자전환도 겨냥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05.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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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실적추이/그래픽=SK이노베이션SK온 실적추이/그래픽=SK이노베이션


SK온이 시장의 우려를 뒤집고 7조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설비투자 금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공격적 투자와 흑자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벌써부터 올해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6조원 확보한 SK온…파트너 '신뢰' 증명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그동안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 1조2000억원 △MBK컨소시엄 1조500억원 △SNB(사우디국립은행)캐피탈 1900억원 △모회사 SK이노베이션 2조원 수준의 투자를 유치했다.



동시에 현대차로부터 1조2000억원, 기아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차입을 받기로 했다. 유로본드 발행을 통해서도 약 1조2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모집했다. 투자유치, 차입, 채권발행 금액 모두를 더하면 7조6400억원에 달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그동안 SK온의 자금마련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경쟁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대비 후발주자로,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예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배터리 신규생산 능력 투자만 7조원 규모에 달했다. 이 돈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SK온이 상반기 내에 날린 것이다.



SK온은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자금유치 못지 않게 차입 및 채권발행의 성공에 의미를 부여했다. 기업에 대한 '신뢰'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SK온은 차입에 앞서 현대차그룹과 미국에 연산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설립키로 하는 등 동맹관계를 강화했다. SK온 유로본드에 대한 수요는 목표치의 6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SK온에 자금을 빌려주기로 한 것은 배터리셀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만 보겠다"…올해 흑자달성 가능성도
보란듯 '7.6조원 실탄' 거머쥔 SK온…올해 흑자전환도 겨냥
SK온 관계자는 "이제 앞을 향해 달려갈 일만 남았다"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금을 순조롭게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수주량을 늘리고, 글로벌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 담겼다.


SK온의 수주량은 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에는 헝가리 이반차 3공장과 옌청 SKOY 공장을, 2025년에는 미국 블루오벌SK 공장 및 현대차그룹과 합작 공장을 새로 가동한다. 특히 블루오벌SK 공장은 그 규모가 129GWh에 달해 게임 체인저로 여겨진다. 2024년 흑자로 전환하고, 2026년 기업공개(IPO)를 하는 게 목표다.

흑자전환 시점이 당겨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방지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혜택이 이르면 올 2분기부터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을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이다.

실제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SK온이 올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배터리 사업의 경우 3440억원의 적자를 보겠지만 AMPC 혜택이 672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체적으로는 SK온이 3280억원의 흑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내다봤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온의 경우 올 2분기 이후 수율 개선에 따른 수익성 회복 및 AMPC 인식에 따른 모멘텀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지난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에서 공장 4개를 열었다"며 "올해들어 이 공장들의 수율이 개선되면 실적 개선 폭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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