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파는 상품만 수천종인데...CJ·LG생건이 反쿠팡연대?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3.05.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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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11번가, 쿠팡과 갈등 중인 CJ-LG생건과 할인마케팅
CJ제일제당 "쿠팡과 계속 협상중인데..."
'반쿠팡연대'는 마케팅 구호로 그칠 듯

쿠팡에서 파는 상품만 수천종인데...CJ·LG생건이 反쿠팡연대?


11번가와 G마켓이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코카콜라 등과 손잡고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쿠팡과 납품단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제조사들과 쿠팡의 경쟁하고 있는 이커머스(E-Commerce)업계가 '반(反)쿠팡동맹'을 맺고 공동 대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쿠팡 오픈마켓에서 공식 직영몰을 운영하면서 수천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판매중단 등 반쿠팡동맹으로 이어지기보다 단순히 일회성 마케팅으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번가는 △코카-콜라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켈로그 △애경 △동원 △대상 △농심 △매일유업의 상품군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슈팅배송' 품목으로 포함했다.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이 중 코카콜라·CJ제일제당·LG생활건강은 납품단가 문제로 쿠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기업들이다. 쿠팡에서 '로켓배송'을 실시하지 못하는 기업의 제품군을 중심으로 11번가의 '슈팅배송' 서비스를 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G마켓도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쇼핑축제 '빅스마일데이'에서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과 함께 '연합 할인전'을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쿠팡과 납품단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제조사들과 이커머스가 손 잡고 '반쿠팡연대'를 조직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납품가 갈등으로 지난해말부터 쿠팡에 일체의 납품을 중단했다. LG생활건강도 쿠팡과 납품단가를 두고 협상을 벌이다 쿠팡을 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후 일체 납품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이커머스 업체에서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나선 것이다. 쿠팡에 납품을 중단한 제품들을 '우리 플랫폼에서 와서 사세요'라고 알리는 식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반쿠팡연맹'이 일종의 마케팅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과 제조업체와 갈등상황을 역이용한 홍보 마케팅일뿐 실제 '판매중단'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코카콜라의 경우 쿠팡이 직접 상품을 매입해 로켓배송하는 형태로만 납품을 안 할 뿐이지 오픈마켓 사업자로 쿠팡에 들어와 수천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LG생활건강 직영샵'을 운영하며 6000여개에 달하는 상품을 팔고 있다. . CJ제일제당도 쿠팡 공식 온라인몰 'CJ제일제당'을 통해 1400여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LG생활건강의 대표상품인 스팀워시 식기세척기 세제나 CJ제일제당의 햇반 모두 쿠팡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식품업계 등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LG생활건강과 CJ제일제당이 각각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쿠팡 마켓플레이스 직영점을 통해 낸 매출만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실제 제조사들이 이커머스 업계와 '반쿠팡연대'를 한 것인지 예의주시하면서도 각 제조사들과 납품단가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쿠팡과는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지속 협상중이며, 이번 행사는 평상시와 같은 마케팅 차원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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