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형제의 난...느긋한 조현문, "셀트리온은?"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05.04 07:00
글자크기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사진 왼쪽 두번째의 A 고문과 법정에 들어가기 전 약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오른쪽 두번째는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한빛의 김기표 변호사. 2023.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사진 왼쪽 두번째의 A 고문과 법정에 들어가기 전 약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오른쪽 두번째는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한빛의 김기표 변호사. 2023.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4층 423호 법정 앞 의자.

형인 조현준 효성 (58,900원 ▲500 +0.86%)그룹 회장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은 첫 공판에 앞서 기자들이 모여 있는 법정 복도에서도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이 몰려있는 425호 법정을 피해 옆에 있는 423호 앞 의자에 앉아 그를 수행한 A고문과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처음 법정 복도에 도착해서 서 있던 그는 의자에 앉으라는 변호사의 요청에 "앉아 있는 게 더 힘들다. 그 동안 계속 앉아 있었다"고 말한 후 법원을 들어설 때 기자들이 질문하게 된 경위와 관련 "풀(공동 취재 기자단)이 구성된 것이냐? 어떻게 질문하게 된 것이냐"는 등을 A 고문에게 물었다.

이어 재차 앉으라는 요청에 앉은 후 그에게 다가와 인사한 B 변호사의 왼쪽 양복 위 깃에 붙어있는 무궁화 모양의 배지를 가리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고 물으며 여유를 보였고, B변호사는 "변호사 배지"라는 설명을 하이며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그가 떠나자 조 전 부사장은 옆에 있던 A고문에게 조금 전 인사한 변호사는 유명한 영화감독의 동생이며, 그의 누나와 아버지 등도 모두 유명인들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 변호사의 과거 국회의원 출마 사실을 얘기하며 "김변, 곽변도 나랏일(국회의원) 해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대화 도중 A 고문은 법원 내에는 기자들이 있어서 기사 스케치를 할 수도 있으니 조 전 부사장에게 말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재판이 끝나고 나올 때 기자들이 따라 붙어 질문 하더라도 대답을 삼가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조 전부사장은 과거 기자들이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것을 기억하는 듯 "오늘은 2015년때보다는 기자들의 질문 분위기가 좋았다"며 "그 때는 기자들이 나를 둘러싸고 '효성에 왜 비판적이냐'며 공격적으로 몰아붙였다"고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또 다른 지인이 다가오자 그에게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 주가는 많이 올랐느냐"고 물었고, "어제 뉴스로 (서정진 회장) 딸들보다는 아들들이 더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일(지난 2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혼외자 관련 뉴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셀트리온 회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전해 들은 바로는 회사의 회계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매출 구조가 이상하다는 얘기도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스크가 있는 바이오헬스기업의 문제를 지적하듯 2018년 청산된 미국의 의료진단 스타트업인 테라노스(CEO 엘리자베스 홈즈)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테라노스는 피한방울로 250가지의 질병을 진단한다는 에디슨키트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기 사기로 피소된 후 청산된 회사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 전 부사장은 "미국 테라노스도 기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실사단에게 실험실을 가짜로 꾸미고 설명했었다"고 말했다. "잡스 흉내낸 그 여성 CEO가 사기와 R&D(혁신을 말하는 듯)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 했지만, 미국은 사기와 횡령에 대해서는 가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함께 '강요미수죄'로 재판을 받기로 돼 있는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개정시간인 오전 10시 30분을 넘겨도 현장에 보이지 않자, "박 사장 아직 안왔느냐? 박 사장에게 전화 한번 해보라"고 변호사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1월~3월까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국내에 들어 오긴 했지만 5월에 한국에 온 것은 7년만"이라면서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일찍 끝나서 이촌동 근처를 좀 뛰었더니 목이 칼칼하고 아프다"며 "중국발 미세먼지가 문제인데 과거 정부는 중국에 제대로 어필도 못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선 재판이 미뤄지면서 조 전 부사장의 이런 대화는 오전 10시 30분경부터 오전 11시 10분까지 약 40분간 이어졌다. 그는 재판과 직접 관련된 대화보다는 주변 일상의 대화를 해 '형제의 난'의 심각한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여유롭고,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이번 재판에 출석하기 전 조 전 부사장은 기자들 앞에서 "죄짓지 말자고 이야기한 것이 죄가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강요미수죄 등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인 조현준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과 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효성그룹의 이른바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