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라 대표는 2014년 금융감독원에 '머□□□□□□□□□'(M사)라는 상호로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를 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조언 영업을 할 수 있다. 개인 사업자가 금감원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M사는 2019년 8월 금감원으로부터 폐업 사유로 직권말소 조치됐다. 라 대표가 2014년부터 최대 5년간 M사를 통해 유사투자자문업을 펼쳤다고 추정할 수 있다. 2020년 3월 설립된 R사는 같은 해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 등록을 마친다. R사는 2022년 7월 당시 대표이사였던 라 대표에 의해 청산된다. 라 대표는 2021년 11월에는 경영컨설팅업체인 E사를 설립했다.
라 대표는 투자자 모집과 종목·투자전략 설계, 대리투자 등 총괄 설계자라는 의심을 받는다. 라 대표와 프로골퍼 A씨, 최측근 인사 B씨 등은 실내골프장, 케이블채널 운영사, 고급 바(BAR), 승마·리조트업체, 음식점 등 수십 곳을 인수 또는 설립해 투자자 모집과 수수료 편취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라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자본시장법 위반은 일임 매매에 대한 건 인정하다"며 "통정거래가 아닌 건 검찰에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 아니냐고 누가 나한테 물어볼 수 있다. 전 가치주를 산 것"이라며 "김익래 회장이 상속세 줄이자고, 공매도 때린 것에 대한 손실을 줄이자고 미친 짓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락 전 주식 판 김익래·김영민 회장도 수사선상… 석연찮은 매도 시점
합동수사팀은 이번 사태에 연루된 8개 종목(다우데이타,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세방,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지난달 24일부터 돌연 폭락한 원인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시 특정 사모펀드에서 문제가 생겨 SG증권을 통한 차액결제거래(CFD) 매물이 쏟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가조작 의심 일당이 2020년부터 관리한 종목들이기 때문에 특정 세력에 의한 의도적인 폭락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라 대표 일당을 통한 주가폭락 피해 규모만 1000여명, 약 1조원에 달한다는 추측까지 나온다. 앞서 검찰은 라 대표와 프로 골퍼 A씨 등 10여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A씨는 투자자 모집 총책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폭락 직전 대량의 주식을 매각한 오너들과의 연관성도 수사 대상이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4월 20일)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4월 17일)은 폭락 직전 각각 605억원, 457억원 주식 매각을 단행했다.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이었다. 두 회사 모두 오너의 주식 처분과 폭락의 연관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