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팔아라? "NO"…위기에 발목 잡힌 증시 "실적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4.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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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발 은행 위기와 반대매매 우려가 증시 발목을 잡았다. 실적 시즌에 따른 개별 기업의 변동성도 커진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실적 개선 업종이나 안정성이 높은 경기 방어주 비중을 늘릴 시기라고 보고 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19포인트(0.17%) 하락한 2484.83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후 줄곧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21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73억원, 1487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서는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가 0.7%, 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가 2.2% 상승 마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58.1% 감소한 5조881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손실은 3조402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역대급 적자였지만 시장은 반도체 업황 반등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전날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던 현대차는 이날도 0.2% 소폭 상승 마감했다. 기아 역시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장중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전일 대비 900원(1%) 하락한 8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영업이익(전망치 5564억원, 실제 4181억원)을 발표하면서 6.5% 급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8.27포인트(0.99%) 하락한 830.44를 기록하며 연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26억원, 155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491억원 순매도했다.

주요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전일 대비 1만1000원(4.3%) 하락한 24만2500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0.3% 상승, 엘앤에프는 3.5% 하락했다. 전날 어닝 쇼크를 기록한 천보는 6.6% 내렸다.


에스엠, JYP Ent., 하이브 등 엔터 업종은 호실적 기대감이 커지며 대부분 강세로 마감했다.

SG증권발 매물 폭탄이 터지며 주가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던 선광,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등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1원 오른 1336.3원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전반적으로 전날 미국발 은행 위기에 따른 미국 증시 하락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서 대규모 예금인출이 현실화했다는 게 나타나면서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3대지수 모두 1%대 급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에서 신용융자 부담과 함께 반대매매 우려가 불거진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오며 하한가를 맞았던 종목 대부분이 신용부담이 높았던 종목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신용융자가 급증한 종목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나온다. 일부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증시 전체가 상승 동력을 상실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가는 실적의 함수인만큼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은 일시적인 변동성이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외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깜짝 실적으로 나스닥100 선물이 1.26% 상승하며 증시 하단은 지지되는 상황"이라며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업황 저점 통과 기대감에 코스피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적으로 약세장 확률이 높았던 5월을 앞두고 변동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커진다. 하지만 '셀 인 메이'(5월엔 팔아라)보다는 증시에 머무는 것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증시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부채한도 협상 등 변동성 유발 요인이 수시로 등장함에 따라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자동차, 미중 갈등의 수혜가 예상되는 방산, 경기 방어주 성격의 음식료 업종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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