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00여년의 미국 증시 역사에서 가장 유명했던 침체장을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7만 건을 통해 분석한 내용이다. 증시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과거는 확실한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 침체장의 흐름이라는 팩트에 기반해 침체장의 패턴과 바닥의 신호를 읽는 법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거대한 4번의 침체장은 1921년 8월, 1932년 7월, 1949년 6월, 1982년 8월에 나타났다. 각 침체장이 모두 이유는 있었다. 해석의 문제이긴 하지만 기업 이익의 부진, 할부 금융 부채, 거래량 저조, 인플레이션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현재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비교하고 과거 대형 은행의 파산과 현재의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비교한다. 그런 방법으로 침체장에서 바닥을 나타내는 신호를 신문기사로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리해놓았다.
저자는 바닥 신호에 대해 '토빈의 Q비율', '자동차 판매량', 'Fed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물가안정', '채권 시장의 회복'로 설명한다.
기업의 시장 가치를 기업의 실질 순자산으로 나눈 Q비율이 0.3 이하로 떨어질 때,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할 때, Fed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때, 물가가 안정되고 특히 구리 가격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을 때, 채권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를 반등의 신호로 봤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영원한 호황도 불황도 없다는 진리는 증시에도 여전히 작동한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베어마켓'은 낮은 주가평가, 개선된 기업 이익, 거래량 증가, 채권 수익률 하락 등 시장 참여자들이 증시를 보는 관점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알려준다.
증시의 역사를 다루면서도 현재의 상황에 응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내용도 담았다. 악재가 쏟아지는 때가 최악이 아니라 호재에도 반응하지 않는 시장의 모습이 바로 바닥 신호라는 저자의 통찰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추천사를 쓴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는 "하락장을 공부하는 것이 투자자의 생존을 좌우한다"며 "바닥을 제대로 공부한다면 투자자들은 침체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침체장이란 주가가 낮아졌다는 의미로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을 마다할 리 없다"고 전제한 뒤 "투자자도 싼 가격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며 "침체장을 피하면 자산을 보호할 수 있지만 장기 실질수익률을 고려할 때 침체장에서 싸게 사면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단순명쾌한 진리를 상기시킨다.
◇베어마켓/러셀 내피어/한국경제신문/2만5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