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신화=뉴시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방중 일정에 맞춰 두 정상이 이곳 광저우를 함께 찾음으로써 유럽을 포함, 글로벌 기업들에 우호적 메시지를 보냈다는 상징성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광둥성은 시진핑 주석 선친 시중쉰 전 부총리가 성장과 당서기를 역임하면서 개혁개방을 지휘했던 곳이기도 하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15~16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수 확대와 현대화 산업체계 구축 △공유경제와 민영경제의 공동발전 경제·금융리스크 예방과 더불어 외자유치 및 활용 확대를 2023년 중점 경제 운용방향으로 확정했다.
외자유치와 활용 확대를 향한 중국 정부 의지를 시 주석이 직접 LG디스플레이를 방문함으로써 보여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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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방문은 미국으로부터 반도체에 이어 OLED마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2020년부터 8.5세대 OLED를 양산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에 디스플레이 세계 1위 자리를 내줬지만, OLED에서만큼은 지난해 기준 시장의 71%(중국 28%)를 점유한 독보적 1위다.
지난해 말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미국이 디스플레이 기술과 패널 생산능력 증강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유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에서도 부품 및 장비 수출 규제가 가해질 거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IT 전문지 디지타임스는 제재 대상을 OLED로 특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외교 전문가는 "시 주석이 이례적으로 한국 기업을 방문함으로써 미·중 간 기술 패권 다툼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에 협력의 손을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 자립·자강 독려의 의미도 부여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핵심 키워드의 하나로 '과학기술'을 들었다. 시 주석은 실제 양회 기간 중 전인대 장쑤성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우리가 예정대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과학기술 자립과 자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