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부진 지속…반도체, 금융위기 수준 악화"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3.04.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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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4.02.[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4.02.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우리나라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KDI는 9일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최근 경기에 대한 판단을 지난 2월 '둔화 심화'에서 3월 '부진 지속'으로 변경했는데 4월에도 같은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KDI는 구체적으로 "내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일부 완화됐고 금융시장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위축되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지속했다"며 "이에 따라 제조업은 높은 재고율과 낮은 가동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은 큰 폭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3.6% 줄며 2월(-7.5%)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수출 감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째 계속됐다. 품목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3월 자동차 수출은 64.2% 늘었지만 반도체가 34.5% 감소했고 이 밖에 대부분의 품목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DI는 최근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 "과거 위기 시의 최저점과 유사한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경기 부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2월 반도체 산업 관련 다수 지표가 2001년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정도로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2월 반도체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41.8% 감소하며 2001년 7월(-42.3%), 2008년 12월(-47.2%)과 유사한 감소폭을 기록했다. 또한 2월 가동률 지수(계절조정 기준)도 직전 정점 대비 49.1% 하락하며 2001년 7월(-44.7%), 2008년 12월(-48.0%)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KDI는 최근 소비와 관련해선 "자동차 소매판매액이 크게 증가했고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서비스업 생산 증가폭도 확대되는 등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물가에 대해선 3월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상승세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반면 설비투자와 관련해선 제조업 경기 악화로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최근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해외 은행권 부실 사태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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