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유형의 비만 환자는 밥을 먹어도 포만감을 못 느끼는데 이런 환자는 삭센다 등 GLP-1 기반 치료제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오젬픽·위고비 등 각종 비만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환자 진단법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회사가 이런 진단법을 개발한 이유는 GLP-1 수용체 기반의 비만 치료제 때문이다. 흔히 '삭센다'로 알려진 제품이 대표적인데 '배고픈 배' 유형의 비만 환자는 이런 치료제에 더 잘 반응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LP-1 작용제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본래 당뇨병 치료제 성분으로 쓰였다. 이후 소화기관 운동 저하, 식욕 억제 효과가 밝혀지면서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됐다. 이런 원리에 따르면, '배고픈 배' 비만 환자는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유형이기 때문에 식욕 억제 작용의 GLP-1 치료제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페노믹스 사이언스는 이 진단 제품으로 비만 환자가 GLP-1 치료제에 효과가 있을지 미리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치료제와 잘 맞지 않는 비만 환자가 불필요하게 비싼 약값을 치르거나, 부작용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 진단 제품은 우선 소수 비만 치료 의사들에게 공급된 뒤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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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만 진단법 출시는 현재 GLP-1 치료제의 전 세계적인 인기와 관련 있다.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제약사가 '오젬픽'과 '트루리시티', '위고비'와 같은 GLP-1 비만 치료제를 개발해 출시했다. 임상 시험에서 24㎏ 체중 감량 효과로 화제를 모았던 '마운자로'는 당뇨 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오프라벨(허가 외 처방)로 비만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위고비의 경우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약 13㎏을 감량했다면서 언급해 화제가 됐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위고비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위고비는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약 1조1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671% 성장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8년 위고비가 약 11조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GLP-1 계열 치료제의 전체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약 46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고픈 뇌' 유형의 환자는 뇌가 언제 먹는 걸 그만둬야 할지 판단하지 못해 비만이 된다. '감정적 배고픔' 유형의 환자는 긍정적·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 비만 유형이다. 회사는 이 두 가지 유형을 판별할 수 있는 진단 제품을 올해 여름쯤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느린 연소'는 섭취하는 칼로리양이 활동량과 신진대사량보다 많아 비만이 되는 유형이다. '느린 연소'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개의 비만 유형을 판별하는 진단 제품을 각각 올해 안에 선보이겠다는 게 회사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