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KISTI 원장이 납품을 앞둔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용 미생물 배양기' 완성품을 보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지난달 23일, 대전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단에 위치한 세포·미생물 배양기 및 분리정제장비 전문업체 씨엔에스. 선적·하적장 창고에 총 3개의 탱크를 중심으로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재료로 만들어진 각종 밸브와 파이프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가로·세로 3미터(m), 4m 크기의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국내 한 제철소에 납품할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용 미생물 배양기다.
전시회에 출품할 배양기 옆에서 사진 포즈를 잡은 씨엔에스 이인재 대표/사진=류준영 기자
하지만 씨엔에스는 최근 3년간 매출이 100억원 내외에 머무르며 성장이 정체된 상태였다. 신규 유망아이템 발굴을 통한 스케일업이 절실했다. 씨엔에스는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주관하는 전국 규모 과학기술정보협의회 아스티(ASTI)에 가입하고 '바이오AI(인공지능) 지식연구회'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공동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용기 내 센서를 달아 소포제 양을 조절했다. 그런데 거품이 한쪽벽을 타고 올라와 묻는 경우 등 다양한 변수가 많아 적정량의 소포제를 쓰기가 쉽지 않았다. 너무 많은 양을 쓰면 소포제로 인해 생기는 기름을 분리·제거·정제하는 작업을 별도로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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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는 씨엔에스와 발효장치의 기포 유무, 높이 인식을 하는 인공지능(AI) 전하결합소자(CCD) 카메라를 통해 적정한 거품 제거액을 투여하는 시스템을 개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 KISTI의 슈퍼컴퓨터를 통해 배양액의 크기와 유동 상태, 공기 농도 분포 등을 분석해 배양기 생산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화 모델을 다자인했다.
씨엔에스와 KISTI가 공동개발한 '기포 검출 장치'/사진=류준영 기자
KISTI의 기술 지원을 받은 씨엔에스는 최근 국내 굴지의 바이오 의약품 기업 A사와 '줄기세포 배양기'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줄기세포 배양에 필요한 첨가물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대형 인체의약품 제조사에선 주로 외국산을 써왔는데 A사 품질관리(QC)팀에서 나와 모든 장비를 뜯어보더니 계약서를 넘겨줬다"고 말했다.
씨엔에스의 현재 거래 품목 비중은 식품과 의약 분야로 각각 90%, 10% 정도다. 통상 의약 분야는 식품의 3배 이상의 이익을 남긴다. 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관련 스마트 생산장비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기술력은 이미 충분하다. 이 분야 포지션을 늘려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씨엔에스 이인재 대표/사진=씨엔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