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中 바통 이은 최태원…이번엔 카니발 타고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04.01 09:00
글자크기

[오동희의 재계총총]

편집자주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한주의 현장 활동을 '총'정리하고, 그들의 행보('총총'걸음)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점검하는 코너입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타고 다니는 기아 카니발 승합차가 28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오동희 선임기자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타고 다니는 기아 카니발 승합차가 28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오동희 선임기자


지난 28일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앞.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이 운동복 차림으로 남대문 쪽에서 걸어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주차장 출구 근처에 검정색 기아 카니발 승합차 한대가 멈춰섰다.



3주 전 화요일 입었던 걷기 운동복 차림과는 다른 양복 차림의 최 회장이 빠르게 차에서 내려 VIP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 상의 회장실로 올라갔다. 그로부터 몇시간 후 최 회장은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수행원들과 함께 평소 타던 제네시스가 아닌 카니발에 올라 공항으로 향했다.

함께 중국으로 떠나는 일행도 많거니와 차량이 밀릴 때는 버스 전용차선을 탈 수 있는 9인승 이상 승합차가 최적이라는 생각에 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에 도착해 지난 29일엔 현지의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반도체 문제와 관련해 중국 고위급 인사와 회동 가능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기업의 ESG 성과 측정' 세션 개회사에서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을 강조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에 나선 건 물론이다.

[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의 개회사에 박수 보내고 있다. 2023.03.17.[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의 개회사에 박수 보내고 있다. 2023.03.17.
최 회장은 최근 한달간 그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3월 5일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3개국(스페인·덴마크·포르투갈)을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수행해 방일했다.

그 행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미국으로 출국해 SK (160,000원 ▼4,900 -2.97%)의 미국 현지 사업을 점검하며 1주일 가량을 보낸 후 지난 주말에 귀국한 지 약 4일만에 다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가 최근 한달간 국내에 머문 시간보다 해외에서 지낸 시간이 더 많다. 그것도 유럽과 일본, 미국, 중국 등 남반구를 제외한 전세계를 무대로 달리고 있다. SK의 전용기가 없으면 소화하기 힘든 강행군이다.
(서울=뉴스1)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텐진 공장은 부산사업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IT·전장용 MLCC를 공급하는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이다. (삼성전자 제공) 2023.3.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텐진 공장은 부산사업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IT·전장용 MLCC를 공급하는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이다. (삼성전자 제공) 2023.3.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 회장보다 먼저 중국행을 택한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지난 25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3일 방중한 이 회장은 행사에 앞서 현지 삼성 관계사들 임직원들을 만나는 애로를 듣고 격려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중국을 찾은 이 회장은 지난 23일 베이징에 도착해 이튿날 2021년부터 가동한 삼성전기 톈진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 라인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앞서 삼성전자 (80,000원 ▼2,200 -2.68%),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148,500원 ▼3,500 -2.30%), 삼성SDI (386,500원 ▼7,500 -1.90%) 소속 톈진지역 주재원과 중국 법인장들을 만나서 그들을 목소리를 들었다.

그 후엔 천민얼 텐진시 당서기와 면담해 텐진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사흘간의 포럼 일정을 소화한 그는 지난 27일 리창 신임 총리와의 만남 등을 끝으로 그날 저녁 전세기편으로 귀국했다. 이 회장은 귀국 후 내부 현장을 챙기고 있다. 그는 주말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친구들과 산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2년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서비스 로봇 '스팟'과 함께 CES 2022에 등장하고 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2년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서비스 로봇 '스팟'과 함께 CES 2022에 등장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242,000원 ▲500 +0.21%) 회장은 잠행 중이다. 현재 멕시코에 있다느니, 쿠바로 갔다느니 하는 추측만 난무할 뿐 남미 어느 지역을 다녀왔는지 정확한 동선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쿠바 등 특정 지역의 방문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만 밝힐 뿐 정 회장의 동선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재 부산엑스포 실사를 위해 이달 2일 방한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맞이할 준비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광모 LG (77,000원 ▼100 -0.13%) 회장도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없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LG 주주총회에서 권봉석 부회장이 대독한 인사말에서 기술과 인재에 지속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외엔 공개활동 없이 내부업무를 챙기고 있다.

이들 4대 그룹 총수 외에 이번 주 대외 활동이 눈에 띄는 기업 총수로는 LG그룹의 사촌 그룹인 LS (113,000원 ▼11,800 -9.46%)의 구자은 회장이다. 구 회장은 지난 27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토리컴 사업장에서 황산니켈 생산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토리컴은 비철금속소재기업 'LS MnM'(옛 LS니꼬동제련)의 출자사로 국내 최대 규모 도시광산 기업이다. 도시광산은 각종 금속성 제품에 함유된 폐금속 자원(금, 은, 백금, 팔라듐 등 유가금속)을 다시 산업원료로서 재공급하는 것을 지난해 리사이클링을 통해 3200억의 매출을 올렸다. 구 회장이 제련 등을 통해 2차 전지 핵심 소재 확보 등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7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토리컴 황산니켈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LS 제공)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7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토리컴 황산니켈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LS 제공)
정기선 HD현대 (64,900원 ▼3,100 -4.56%) 사장은 대학을 오가며 우수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3일 고려대와 '미래인재 육성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경기도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연세대 경영대와 같은 이름의 협약을 맺었다. HD현대는 MOU에 따라 고려대와 연세대 학생들에게 현장 실습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우수인재 조기 발굴에 힘쓰고 있다.

이 밖에 조현준 효성 (56,100원 ▼500 -0.88%) 회장은 28일에 한국경영학회가 수여하는 '제38회 2023년 대한민국 경영자대상'을 수상했고, 박정원 두산그룹회장은 같은 날 분당 두산타워에서 '두산 헤리티지 1896' 개관식을 가졌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서울=뉴스1)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서울=뉴스1)
이번 주에도 재계 총수들 중 나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 사망사고(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고)로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이사와 함께 지난 31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29일 발생한 양주시 채석장 토사붕괴 사고(3명 사망)와 관련 중대산업재해를 대비한 매뉴얼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고인 만큼 재판 과정에서 기업총수가 어느 선까지 안전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두고 법률적 다툼이 예상된다.

박찬구 금호석유 (119,700원 ▼2,800 -2.29%)화학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자료를 누락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약식기소됐다. 박 회장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처남)이 보유한 회사 4곳을 누락한 혐의로 지난달 초 공정위에 의해 고발됐다. 약식기소는 검사가 벌금형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정식 재판에 붙이지 않고 법원에 약식명령을 내려달라고 청구하는 절차다. 사안이 비교적 경미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0.26/뉴스1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0.26/뉴스1
이해진 네이버 Global Investment Officer(GIO)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과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으로부터 "포털의 언론 지배력이 심각하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받아 향후 전개될 정치권 공세가 주목된다. 그는 이미 2018년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