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 발달 치료받는 아이들 공통점…떼쓸 때 쥐여준 '핸드폰'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3.03.3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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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유아가 이른 나이에 미디어를 시청하게 되나, 과하게 노출되면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성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미디어 노출이 아동의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글로벌 소아 건강'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3년 7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발달행동치료센터에서 사회성 발달 지연으로 치료를 받은 96명과 대조군 101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노출시간, 시기, 형태를 양육자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했다. 두 그룹의 평균연령은 34~36개월이었으며 남아가 여아보다 2.6배 많았다.

분석 결과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는 만 2세 이전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이 95.8%에 달했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59.4%에 불과했다. 평균 시청 시간도 2시간 이상 시청 비율이 발달 지연군에서 63.6%, 대조군에서 18.8%였다.



미디어 시청 시 보호자 동반 여부도 차이가 있었다. 아이 혼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은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는 77.1%, 대조군에서는 38.6%였다. 시청 프로그램 유형에서도 영어교육과 동화 프로그램 등 교육 프로그램을 시청한 비율이 사회성 발달 지연군보다 대조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아이에게 미디어를 시청하도록 한 주된 이유로는 '아이 달래기'와 '부모의 우울·건강 문제·맞벌이'가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 각각 26.5%와 55%였다. 대조군에서는 7.4%와 41.3%였다.

이 연구로 △2세 이전 △2시간 이상 △부모 없이 단독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은 사회성 발달의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


관련성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도 2세 이전 노출을 권하지 않고 있다. 뇌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관찰연구에서도 아동이 미디어에 노출될 때는 주로 시각피질만 자극됐고,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때 뇌 발달이 훨씬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구 교수는 "어린 나이에 긴 시간 미디어에 노출되면 부모와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며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시간이 줄게 되며 유아의 기억력, 주의력, 인지력의 한계와 미디어의 일방향성으로 인해 뇌 발달 민감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사회성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는 부주의하고 지나치게 활동적으로 행동하기에 부모들이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미디어 노출이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영유아가 시청하더라도 보호자와 함께 상호교류 속에 제한된 시간만 교육적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사회성 발달 지연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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