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체방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소비자 신뢰 확보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은행업의 핵심인 신뢰를 새삼 다시 강조하고 있는 배경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의 파산이다. 자산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은 은행들이 문을 닫자 국내 소비자 일부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뱅크데믹' 확산 방지에 나선 셈이다. 뱅크데믹은 은행 경영 상황에 대한 근거없는 '공포'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처럼 급속도로 번진다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4일 독일 최대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주가 폭락 사태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장중 한 때 14.9%까지 빠졌는데, 외신은 주요 원인을 '막연한 공포'로 꼽았다. 도이체방크의 자산 규모, 건전성에 뚜렷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협력해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주는 메시지를 적극 내야 한다고 본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개별 은행이 안전하다'는 설명보다는 은행 산업 전체적으로 문제없다고 강조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파산 등 위기는 시스템 리스크가 있어야 터지는데, 현재로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없다'는 확신을 소비자에게 심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SVB 사태, CS 문제 등으로 국내 인터넷은행에 대한 염려가 일부에서 제기되는데, 금융당국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등 국내 은행의 수신 유입, 유출을 보면 현재 특이사항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