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CS사태에 국내 은행 '신뢰' 강조…'뱅크데믹' 확산 막는다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3.03.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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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소비자 신뢰 확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최근 파산한 해외 은행들과 달리 재무 상황이 안정적인데도 일부에서 유동성 위기를 제기하며 소비자 불안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업권과 정부가 함께 개별 은행뿐 아니라 산업 구조 차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적극 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소비자 신뢰 확보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은행업의 핵심인 신뢰를 새삼 다시 강조하고 있는 배경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의 파산이다. 자산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은 은행들이 문을 닫자 국내 소비자 일부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재무 상황을 보면 국내 은행은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결론이지만, 은행들은 소비자 신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A은행 고위 관계자는 "유동성이 아무리 양호하다고 강조해도 SNS 유언비어의 유통 속도가 더 빠르다"며 "내부적으로 신뢰 확보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뱅크데믹' 확산 방지에 나선 셈이다. 뱅크데믹은 은행 경영 상황에 대한 근거없는 '공포'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처럼 급속도로 번진다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4일 독일 최대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주가 폭락 사태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장중 한 때 14.9%까지 빠졌는데, 외신은 주요 원인을 '막연한 공포'로 꼽았다. 도이체방크의 자산 규모, 건전성에 뚜렷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뱅크데믹'에 긴장하고 있다. 업력이 짧고, 자금 인출이 자유롭다는 이유로 위험하다는 오해를 받아서다. 토스뱅크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7일 설명 자료를 냈다. 토스뱅크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833.5%,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208%로, 시중은행 평균 대비 각각 8배 이상, 2배 가까이 높았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직접 "유동성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협력해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주는 메시지를 적극 내야 한다고 본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개별 은행이 안전하다'는 설명보다는 은행 산업 전체적으로 문제없다고 강조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파산 등 위기는 시스템 리스크가 있어야 터지는데, 현재로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없다'는 확신을 소비자에게 심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SVB 사태, CS 문제 등으로 국내 인터넷은행에 대한 염려가 일부에서 제기되는데, 금융당국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등 국내 은행의 수신 유입, 유출을 보면 현재 특이사항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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