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원도 줄 수 없다"…작심한 尹대통령, 北인권 문제 직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2023.03.28 16:42
글자크기

[the300](종합)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3.28.[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3.28.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꺼내면서 "북핵 개발 추진 상황에서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비판받았던 소위 '북한 퍼주기' 논란에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아사자 속출 등 북한 주민의 기본적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핵개발에 몰두하는 북한 정권의 문제를 전면에 꺼냈다.

사상 첫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등 북한인권법의 실질적 이행도 강조했다. 연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에 맞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강력한 군사적 대응은 물론 인권과 민주주의 차원에서 국제사회의 압박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주재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북한인권보고서 발간에 대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보고가 있었다"며 "보고 후 대통령은 '북한 인권 실상 공개는 국가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국가의 정당성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 퍼주기를 중단하라"며 "북핵 개발 추진 상황에서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인권, 정치, 경제, 사회적 실상을 다양한 루트로 조사해서 국내외에 알리는 것이 안보 통일의 핵심 로드맵"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주 국립대전현충원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서 유가족들이 '일본의 사과를 말하는 사람이 우리 자식 죽인 사람에 대한 사과는 왜 말 안하냐'고 말했는데 이런 시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했다. 일본에 적대적인 야당 인사들이 정작 오늘날도 우리 국민을 죽이고 동포를 인권유린하는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다만 '1원도 줄 수 없다'는 윤 대통령의 방침이 인도주의적 지원까지 모두 금지하는 차원은 아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인도주의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통일부에서 지금까지 여러 번 원칙을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3.28.[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3.28.
한편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4월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미 의회 상하원합동연설을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주최국에서 공식발표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먼저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국빈방문이고 한미동맹 70주년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윤 대통령을 예우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에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출간, 공개한다"고 밝혔다. 북한인권보고서는 통일부가 만들었으며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지 7년이 경과됐지만 아직도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하지 못하고 있고 지금에서야 북한인권보고서가 출간되는 것"이라며 "이제라도 북한인권법이 실질적으로 이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인권법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3월에 제정됐지만 실제 이행은 되지 않고 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의 인권 증진을 목적으로 마련됐으며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 설치, 북한인권증진기본계획 수립, 북한인권재단과 북한인권기록센터 설립 등이 주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인권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북한의 실상을 알려야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처참한 인권 유린의 실상이 국제사회에 낱낱이 드러나야 한다"며 "내일부터 시작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현재 진행 중인 유엔인권이사회를 계기로 북한 인권 실상이 국제사회에 널리 공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무회의 참석자들에게는 "통일부뿐만 아니라 교육부 등을 포함한 정부 각 부처는 이번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북한 인권 실상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TOP